쓰레기까지 인터네트로 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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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사건이 태평양을 건너오고 있다.미국등 서구 선진국에선 흔했지만 지금껏 아시아에서는 없었던 흡연피해와 관련된 법정다툼이 최근 일본에서 시작된 것이다.
인터네트라는 가상공간에서 쓰레기까지 거래되는 세상이 곧 열린다. 세계 최대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가 이달 하순부터인터네트에 재활용 쓰레기를 사고 파는 시장을 개설키로 한 것이다.여기에서는 종이.플라스틱.유리를 비롯해 자동차 배터리.비닐.금속류등 재생가능한 모든 쓰레기가 거래될 예정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쓰레기 가상시장 개설과 관련,『쓰레기도 돈되는 것이라면 누군가 기꺼이 사주는 세상이 됐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가상공간에선 중국이 팔려는 쓰레기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는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나 컴퓨터를 통해 인테네트에 접속,CBOT홈페이지(주소 http://www.cbot.com)로 들어가면된다.여기에 나온 각종 「쓰레기 상품」목록을 통해 원하는 상품의 가격과 수량정보를 볼 수 있다.
이런 정보는 누구나 볼 수 있고 직접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연간 1천달러(약 78만원)의 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정식회원이 되면 전자우편을 통해 거래에 필요한 보다 상세한 정보(예컨대 종이의 경우 수분함유량이 어느 정 도인지)에 접근한 후 쓰레기를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작년 10월부터 자체 거래소를 통해 재활용 쓰레기 매매를 중개해 온 CBOT는 거래의 효율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이번에 인터네트에 시장을 개설키로 했다.
세계적인 환경보호운동과 관련,전문가들은 쓰레기 재생처리사업 만큼 장래가 밝은 것도 드물다고 말한다.곳곳에서 이제 한창 싹이 움트고 있는데 CBOT가 소재한 시카고시의 경우만 해도 쓰레기 재생처리시장의 올해 성장률은 10%에 이르고 내년엔 2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사고 파는 시장이 너무 작고 세분화돼 있는 현실에 착안해 세계 각국의 수요자와 공급자를인터네트 시장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이 CBOT의 의도다.
CBOT의 다음 목표는 쓰레기에도 선물(先物)거래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위해서는 별의 별 형태로 제시되는 재활용 쓰레기를 규격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CBOT측은 이런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최소한 2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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