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종생부'이상과 현실 사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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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2일 교육부가 마련한 종합생활기록부 활용방안 워크숍에 참석한 각 대학 입시 관계자들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교육문제의 고질병인 「한줄 세우기」입학시험을 벗어나 다양한 개성과 적성을 개발하고 전인교육을 유도해낼 수 있다는 취지에서 도입되는 종생부를 활용하여 첫 입시전형 방안을 모색하는대학들의 어려움을 감지할 수 있었다.
대학에 주어진 자율성 자체가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교육부 활용모형 연구 위원회는 13개 상황을 산정해 성적 산출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대학들로 하여금 장.단점을 비교해 각 대학들이 입시요강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대학 관계자들은 『어떠한 방안을 써도 형평을 맞추기는어렵다』『변별력이 없는 비(非)교과 영역을 반영해야 하느냐』『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량』등의 이유를 들어 이견을 표시했다.
또 『고등학교 보통교육의 의의를 살려 전체교과 성적이 입시에반영돼야 한다』는 등의 발언이 박수를 받기도 해 종생부 도입에대학들이 편치 않은 입장임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교육개혁의 큰 줄기인 종생부의 대학입시 전형자료 활용은 분명교육부나 대학뿐 아니라 고교현장,학생.학부모 모두의 고민거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쨌든 대학들은 종생부의 취지를 살리며 변별력을 높이는 학생선발 방안을 조만간 마련해야 한다.
종생부 도입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학생들이 전 과목에걸쳐 우수해야 하느냐,아니면 계열이나 전공영역별로 특성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한가,또 교과목 성취만을 중시하느냐,아니면 다른비교과부분을 중시하느냐 등에 대한 교육철학적 문제를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선발 기준에 대한 대학의 자율성은 확고한 교육철학만이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양원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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