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여론의 변화추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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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11총선은 초반전까지만 해도 큰 쟁점이 없었던 탓에 부동층이 40%를 웃돌아 판세점검이 쉽지 않았다.지역구별로는 주로현역의원들이 후보로 나서 강세를 보이는 곳이 그나마 손에 잡히는게 특징이었다.
신한국당은 이회창(李會昌)전총리와 박찬종(朴燦鍾)의원의 잇따른 영입성공에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신한국당 후보 개개인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그러던 것이 장학로(張學魯)씨 비리사건이 터지면서 판세가 확연히드러나기 시작했다.서울의 경우 신한국당은 동대문을(金榮龜).마포갑(朴明煥).동작갑(徐淸源).서초갑(崔秉烈) 4곳만 안정권일정도로 사태가 악화됐다.
신한국당의 텃밭이던 인천도 우세는 중-동-옹진(徐廷華).연수(徐한샘).남동갑(李允盛)등 3곳에 불과했고 나머지가 경합 또는 열세로 돌아섰다.더욱 심각했던 것은 경기도 일원.전체 38개 의석중 23개에 달하는 위성도시의 신한국당 후 보들의 표 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 들려왔다.그 반사이익이 주로 수도권에서신한국당과 경합상태를 보이던 국민회의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이탈표가 대거 국민회의쪽으로 옮아간 것이라기보다는 민주당.자민련으로 흩어지고 부동표로 돌아선 결과였 다.
그러나 장학로씨 비리사건이 반드시 악재로만 작용했던 것은 아니다.14대 대선때 「부산초원복집」사건과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것이었다.신한국당 후보들이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있던 창원.울산.진주.사천.산청등 서부경남권 지역구 중심 1 1곳에 여당 결집세가 두드러졌다.약세를 보이던 11곳중 무려 7곳에서 신한국당 후보가 앞서기 시작했다.부산의 최대 관심지였던 해운대-기장갑에서 신한국당의 김운환(金운桓)후보가 민주당의 이기택(李基澤)후보를 10%이상 따돌린 전환점이 이때다.반면 국민회의는 헌금악재에도 불구하고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했고,자민련에는 장학로씨 파동이 충청표와 보수표를 결집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결국 지역구도가 확연히 드러난 셈이 된 꼴이다.민주당은 스타급 의원들 10여명만 그 대로 지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막판에 터진 북한의 「정전협정의무 포기선언」이 신한국당에 돌파구를 마련해 주었다.휴전선과 인접한 경기도 북부권을 중심으로 신한국당의 경합우세지역 7~8곳이 확실한 우세지역으로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경기도에서 신 한국당의 확실한 우세지역만도 14석에 이르게 되었고,이북도민이 많은 인천에서도 우세 5곳,경합우세 2곳,경합 2곳이라는 판세변화가 일어났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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