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이있는선거구>3金 청산-성북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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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金청산」만큼 오랫동안 우리정치 현장을 지배한 구호도 많지않다. 대통령 선거.지방선거에서도 3金청산은 예외없이 불거졌다.그러나 엄연한 현실인 3金정치는 그 모양만 조금씩 바꾸며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했다.어김없이 4.11총선도 그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3金회생을 확인시키는 구도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2金이 지배하는 국민회의.자민련은 3金청산을 외치지 않는다.
오히려 차기 정치지도자로 2金을 대안으로 내세운다.신한국당의 「3金정치 종식」 주장은 목소리가 약하다.3金정치 종식은 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래서 3金청산은 민주당 후보들이 소리를 높인다.이부영(李富榮.서울 강동갑).이기택(李基澤.부산 해운대-기장갑).강창성(姜昌成.서울 용산).박계동(朴啓東.서울 강서갑).노무현(盧武鉉.서울 종로).제정구(諸廷坵.경기 시흥)후보등이다 .그중에서도서울 성북갑이 대표적이다.
3일 서울 성북갑 지역구내 보문시장 입구.성대보호를 위해 살구씨 기름으로 목을 적신 민주당 이철(李哲)후보가 장꾸러미를 들고 오가는 주부들과 상인들을 향해 포문을 연다.
『노태우(盧泰愚).전두환(全斗煥)의 부정부패는 3金정치와 악의 고리를 이루고 있습니다.군사정권과 3당합당 야합으로 탄생한현정부,광주학살의 주인공과 은밀한 거래를 한 김대중(金大中)씨,그리고 권력형 부정부패의 원조 김종필(金鍾泌) 씨가 더이상 한국의 운명을 좌우해서는 안됩니다.』 李후보는 통합민주당을 만들어 정권교체를 눈앞에 두고도 당을 쪼개 지역당을 만든 김대중씨는 이미 전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을 상실했다고 성토했다.
92년 4월총선을 앞두고 김대중씨는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이철후보는 민주화신념과 의지가 강하고 의정활동도 단연 돋보인당의 보배』라고 칭송하고선 이제와서 분당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고등학교(경기고)11년 선배를 「이철 죽이기 청부업자」로 기용했다고 분노한다.
李후보를 반드시 꺾으라는 DJ특명을 받은 TV시사토론 사회자출신 국민회의 유재건(柳在乾)후보.돈암동 네거리에서 행인들을 붙잡았다.
『3金청산은 몇사람이 말로만 한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 3金청산이 시대적 과제라면 국민들이 표로 심판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이끌 인물중 김대중 총재만한 인물이 어디 있습니까.』 남은 2金중 적어도 DJ는 아직까지 우리의 정치적 대안이라는 논리다.
자신의 공천을 「이철 죽이기」로 해석하는데 대해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는 역사적 소임이라고 대응한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신한국당 심의석(沈宜錫)후보는 『일찌감치 청산됐어야할 3金정치가 여전히 계속되는 것 은 안타까운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3金청산은 선거를 통해 결정돼야할 것』이라고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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