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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선 캘리포니아 잡기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앨 고어 미국 부통령(민주당)은 그간 군사용으로만 이용돼온 위성항법장치(GPS)를 민간에 개방한다고 29일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정작 발표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부연설명에 있었다.『이 조치로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1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고어 부통령이 힘주어 강조했던 대목이다.
GPS란 교통수단이나 사람의 위치를 위성을 통해 정확히 파악하는 최첨단 장치.
이를 민간에 개방하는 것은 11월 대선을 앞둔 클린턴-고어 조(組)의 「캘리포니아 마음」 붙잡기라는 것이 미 언론의 해석이다. 군수산업체가 많은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큰 주다.
대선에서도 전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54명의 선거인단이 이곳에서 뽑힌다.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백70명의 20%다. 이긴 사람이 주 선거인단 전체를 독식(獨食)하므로 더욱중요하다.
이곳에서 지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미국 역사상 불과 세명 뿐이다.
이번 대선의 민주당 후보인 빌 클린턴 대통령도 93년 1월 취임후 벌써 23번이나 캘리포니아에 다녀갔다.첫방문때 방산(防産)업계에 5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했고,얼마전 맥도널 더글러스사공장에 가서는 C-17수송기 80대 구입계획을 내놓는 등 「대통령 프리미엄」을 최대한 쓰고 있다.
당연히 공화당후보 봅 도울 상원 원내총무는 『국민 세금으로 선거운동한다』고 펄펄 뛴다.그러나 그도 방위산업 활성화 방안을공약으로 내거는 등 캘리포니아 잡기에 열심이다.
현재 도울은 텍사스.플로리다 등 남부에서,클린턴은 뉴욕 등 동북부에서 앞서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도 승패는 캘리포니아에서 결판날 것 같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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