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월드컵유치전 악영향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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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암운(暗雲)」.
27일밤 말레이시아 샤알람경기장에서 벌어진 96애틀란타올림픽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전 결승에서 후반 37분쯤 한국의 최용수가찬 패널티킥이 두번째로 골네트에 꽂히자 밤늦게까지 경기를 지켜보던 일본 국민들은 일제히 허탈한 한숨을 내뱉었다.
28년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한국과의 월드컵 유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던 일본의 의도에 먹구름이 끼는 순간이었다. 일본 국민들은 일본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A조1위로결승전에 진출하자 『내친 김에 숙적(宿敵)한국팀을 물리치자』며기세가 올라있던 참이었다.
프로야구나 스모(일본의 전통씨름)에 밀려 축구 인기가 비교적썰렁한 일본이지만 이번 한.일전에 대해선 월드컵 유치전의 「전초전」이라며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밤늦게까지 중계방송을 지켜본 샐러리맨 아라이 신(新井 信.38)은『역시 한국축구의 벽이 두텁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본 나가누마 다케시 일본축구협회장은 이날결과에 대해 『월드컵 유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애써 자위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일본 언론들은 한국과의 2002년 월드컵 유치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했 다.
그러나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패한 일본팀을 비난하기보다 뜨거운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오늘의 분함을 올림픽때 풀자』는게 이들의 다짐이다.
도쿄=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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