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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美→서울 서버 공수 '피말린 6일'…수능방송 성공하자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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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 EBS 인터넷 강의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 LG CNS 미디어사업팀 김호남 팀장(右)과 프로젝트매니저(PM)인 오두환 부장이 팀원들과 향후 사이트 운영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휴, 이제는 좀 쉬어도 되겠다."

1만명의 수강생이 교육방송(www.ebsi.co.kr)의 수능강의 동영상 서비스에 접속한 지난 2일 밤 12시.

교육방송(EBS) 인터넷 강의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 LG CNS 미디어 사업팀의 김호남 부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3월 4일 강의 시스템 구축 계약을 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지 한달여 만이다. 그동안 전직원이 일주일에 한두번만 집에 들어가며 작업에 매달렸다. 만일 접속 중단 사태라도 발생하면 큰 일이었기 때문이다.

김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프로젝트 매니저 오두환 부장 등 60여명으로 구성된 미디어 사업팀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우선사업대상자로 선정된 지난 2월 말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실시간 인터넷 동영상 강의와 자료 내려받기 시스템 구축▶교육운영.학습지원.온라인 상담.자료실 운영 등 학습관리 시스템▶사이트운영.유지 보수 등 EBS인터넷 강의를 위한 전체 시스템 구축 등이 LG CNS가 맡은 일이었다.

김팀장은 "계약 당시만 해도 5만명 수준일 것이라던 동시 접속자 수가 실제로는 10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가 최단 거리의 이동경로를 찾도록 해 전송 속도를 높여주는 CDN서버는 고가인 데다 주문생산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이어서 국내에는 여유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당초 예상됐던 50여대보다 20여대가량이 더 필요하게 되자 이를 공급받을 방법이 막연했다. LG CNS는 이경수 상무의 지휘 아래 CDN서버 수배에 나섰다. 멕시코에 장비가 있다는 정보를 지난달 25일께 입수한 후,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해외영업팀 김준식 부장을 급파해 장비를 확보했다.

문제는 국내 반입시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장비를 옮긴 후 한국으로 다시 와야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건설교통부.항공사의 협조를 받아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늦춰가며 서비스 실시를 불과 이틀 앞둔 30일 오전 8시30분에야 CDN서버를 인천공항에 들여왔다.

LG CNS는 김영철 과장 등 사내 전문가를 모두 동원해 같은 날 오후 9시 CDN서버 설치를 완료했고 테스트를 거쳐 31일 오전 8시 'OK'사인을 냈다. 같은 날 오후 2시 교육방송 서비스 접속을 위한 테스트용 PC 한대가 사이트 접속에 실패, 사업팀은 한때 긴장했으나 원인을 바로 발견해 고칠 수 있었다.

4월 1일 오전 2시10분 EBS인터넷 강의 시스템이 열렸고 오전 3시 웹사이트(www.ebsi.co.kr)에 1만여명이 동시 접속했으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디어 사업팀 전원은 사무실에서 기립 박수를 쳤다.

2일 밤 12시에는 1만명이 동영상 '강의'서비스(VOD)에 접속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피크타임도 무사히 넘긴 것이다. 비로소 "성공했다"는 판단에 미디어 사업팀은 오랜만에 일찍 퇴근할 수 있었다.

LG CNS 정병철 사장은 "담당 부서뿐 아니라 전사적인 협조 아래 치밀한 상호협력 체계를 유지한 덕분"이라며 "앞으로 수강생들이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yonnie@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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