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시톨레 IOC 국제협력개발 국장 “환경·인권 문제도 스포츠가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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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마스 시톨레(60·사진) 국제협력개발 국장에겐 8월의 베이징만큼이나 9월의 부산도 중요하다. 8월 8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9월 말 부산에서 IOC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사가 두 가지나 열리기 때문이다. 9월 25일부터는 제6차 IOC 세계 스포츠·교육·문화포럼이, 9월 26일부터는 세계사회체육대회가 열린다. 9월 28일엔 세계사회체육대회의 특별프로그램으로 걷기대회가 전세계에서 동시다발로 개최된다. 행사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한국의 여러 분야 지도자들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으로 가는 여정을 쪼개 방한한 그를 29일 만났다. 세계사회체육대회 이수흥 조직위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출신인 시톨레 국장은 IOC 세계 스포츠·교육·문화 포럼을 주관하는 IOC 문화·올림픽 교육 위원회의 실무도 맡고 있다. 격년으로 열리는 이 포럼은 IOC의 주요 행사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WHO)·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관련자들도 참석해 스포츠 교육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회의다. 시톨레 국장은 이번 포럼의 주요 주제는 2010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열릴 예정인 청소년올림픽(Youth Olympic Games)을 통한 청소년 교육이라고 소개했다. “스포츠를 매개로 젊은이들이 환경문제에서부터 양성평등,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식을 고취해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포럼은 부산시와 대한올림픽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약 150개 국에서 자크 로게 IOC위원장을 포함한 약 1000여 명의 IOC 위원 및 국제기구 관련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계사회체육대회는 세계 각국의 전통 스포츠 문화를 시연·경연하는 자리다. 세계사회체육연맹이 주최하고 IOC와 유네스코 등이 후원하며 부산시가 주관한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100여 개국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시톨레 국장은 IOC 관련 행사 두 가지가 한 도시에서 동시에 열리는 것은 “IOC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두 행사가 함께 개최됨으로써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사회체육은 운동 선수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체육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톨레 국장은 세계사회체육대회의 특별프로그램으로 ‘세계 1000만 명 걷기 대회’가 함께 열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9월 28일 오전10시 100여 개 국가에서 약 1000만 명이 일제히 걷기에 나설 예정”이라며 “참가비 일부가 세계아동돕기기금으로 유니세프에 전달되어 더욱 뜻 깊은 행사”라고 밝혔다. 걷기 대회의 대회장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맡는다.

시톨레 국장은 96년부터 2002년까지 IOC 위원을 역임했고 2003년부터 국제협력개발 국장을 맡아왔다. 아마추어 농구·테니스 선수 경력이 있으며, 한때 미국과 모국 등지에선 조종사로도 일하는 등 경력이 다채롭다. 스포츠 기자로 일하다 스포츠 행정으로 행동 반경을 넓혀 IOC로 진출했다.

그는 “행사를 준비하는 부산의 열정에 감복했으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88서울올림픽을 멋지게 성공시켰던 한국에서 행사를 치르게 돼 의미가 깊다”며 “9월의 두 행사가 전세계 사람들이 함께 올림픽 정신을 새기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베이징으로 떠난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김정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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