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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치료 후보 물질, 미국 대형 제약사에 수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국내에서 개발된 에이즈 치료제 후보 물질 생산 기술이 해외 유명 제약회사에 팔렸다. 에이즈 치료제와 관련한 국산 기술 수출은 처음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손종찬 박사팀은 28일 “1998년부터 10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에 성공한 에이즈 치료제 후보 물질 HIV-1의 ‘역전사 효소 저해제’ 라는 기술을 미국 제약사 길리아드에 이전하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기술 이전 조건은 초기 기술료 85억원에 더해 상용화됐을 때 경상기술료(2013~2028년 15년간)를 받는 것이다.

길리아드는 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곧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하기로 했다. 임상에는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길리아드가 임상에 성공하면 초기 기술료 이외에 상용화 이후 15년간 총 300억원가량의 로열티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번에 개발된 후보 물질은 동물 실험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못하고 죽게 만든다. 또 하루에 한 번 투약해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존 에이즈 치료제와 달리 신경계통 계열 유전자 쪽에 미치는 독성도 적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7건의 한국 특허, 2건의 미국 특허 등 11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이 치료제 후보 물질 개발에는 정부가 22억원을 지원했다. 2006년 그 가능성을 알아 본 길리아드가 공동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길리아드는 에이즈 치료제로만 지난해 3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에이즈 치료제 시장은 연간 10조원 규모다. 지구촌 에이즈 감염자는 5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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