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홀랜드 오퍼스-평범한 교사의 삶 그린 가족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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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23일 개봉되는 미국영화 『홀랜드 오퍼스』(원제 Mr.Holland's Opus)는 교사와 학생들이 엮어내는 감동 드라마다.제목의 뜻은 「홀랜드씨의 교향악」.위대한 교향곡을 쓰겠다는꿈을 안은 가난한 음악가 홀랜드씨가 잠시 돈을 벌기 위해 고교음악교사로 부임했다가 결국 30년 한길을 걷는 이야기다.
교사가 주인공인 영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은 39년작 『굿바이 미스터 칩스』를 비롯,흑인스타 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의『언제나 마음은 태양』(67년),『죽은 시인의 사회』(89년)와 지난해 개봉됐던 미셸 파이퍼 주연의 『위험한 아이들』이 있다.이중에서 『홀랜드 오퍼스』와 가장 가까운 작품을 꼽으라면 『굿바이 미스터 칩스』다.
『홀랜드 오퍼스』는 『언제나 마음은 태양』이나 『위험한 아이들』처럼 문제아들의 마음을 여는 교사의 이야기도 아니고 『죽은시인의 사회』처럼 사회적인 의식을 일깨워주는 문제작도 아니다.
『홀랜드 오퍼스』는 오히려 자신의 원대한 꿈을 이루는데는 실패했지만 수많은 제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씨앗을 뿌린 평생교사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세속적으로 보자면 성공했다고 할 수 없지만 작고 소박한 일이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가를 새삼스레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미국사회의 변화하는 가치관의일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홀랜드 오퍼스』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는 음악.65년부터 현재까지 30여년의 미국 현대사가 존 레넌등의 노래와 함께 정리돼 흐르는 장면은 인상적이다.특히 홀랜드씨가 귀머거리 아들에게 수화로 불러주는 존 레넌의 『뷰티풀 보이 』는 가슴 찡하다. 2시간15분의 『홀랜드 오퍼스』는 「감동 요소」들을 계산해 배열한 상투성이 거슬리긴 하지만 연소자 관람가인 작품으로 가족이 함께 보기엔 안성맞춤이다.스티븐 헤렉 감독,리처드 드레이퓌스 주연.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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