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변수의인물>4.서석재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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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석재(徐錫宰)전총무처장관처럼 불운한 정치인도 별로 없다.그는 89년 동해사건으로 구속까지 됐던 이래 숱한 좌절을 겪어왔다. 무소속출마(92년),대법원 동해사건 확정판결에 따른 의원직 상실(93년),「전직대통령 비자금보유」발언 파문에 따른 총무처장관직 사임(95년)등 결정적 고비마다 날개가 꺾이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런 徐전장관이 이번에 부산 사하갑구에서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그로서는 30년 정치인생의 재도약을 위한 전기가 아닐 수 없다.동시에 그는 여권내 실세중 한명이다.당선되면 5선이다.그의 여권내 비중을 감안해도 향후 거취를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핵심조직참모.정계입문을 金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서구 조직부장으로 시작한이래 그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었다.「상도동사단」의 영원한 조직책임자였다.그래서 金대통령이 그에게 차기정권 창 출의 실무책임을 맡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 주는 선례도 있다.우선 金대통령은 민자당 대표시절 徐씨의 공천이 여의치 않자 그가 무소속으로 나온사하구에 「위장후보」논란을 무릅쓰면서 약체후보를 공천했다.
자신의 대통령선거전 수행에 徐전장관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金대통령은 대선이 시작되자 그에게 사조직 「나라사랑운동실천본부」를 맡겼다.
또한 그는 뛰어난 친화력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여권에서는 김윤환(金潤煥)신한국당대표.권익현(權翊鉉)의원.이홍구(李洪九)전총리.나웅배(羅雄培)경제부총리등이 소위 「마음이 통하는」 사이다.이회창(李會昌)선대위의장.박찬종(朴燦鍾)수도권 대책위원장과도 친분이 있다.민주계에서는 박관용(朴寬用)전대통령비서실장과 매우 가깝다.이같은 친화력은 앞으로의 복잡한 정치상황에서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나름대로 만만치 않은 인맥도 지니고 있다.「나사본」출신만도 현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인사들이 숱하다.
지구당사 한편에서 준비중인 홍보물에는 「큰 인물 큰 정치」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있다.19일 지구당 사무실에서 열린 당원 교육시간에 그는 『그동안 내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소신을 얘기하겠다』고 「변신」을 예고했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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