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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한인 가족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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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필리핀 올롱가포시 카발란 마을에 사는 한국인 삼대가 27일 새벽 집에 침입한 강도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피해자는 장모(54)씨와 그녀의 딸, 10살 된 외손녀다.

현지 경찰은 범인이 일출 직전 에어컨 환기구를 통해 침입했으며 귀중품을 찾기 위해 집 안을 샅샅이 뒤진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장씨는 목에 흉기로 찔린 상처를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딸과 외손녀는 흉기에 찔리고 옷이 벗겨진 채 같은 방 침대 위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을 발견하고 신고한 외손자는 다른 방에서 잠들어 화를 면했다. 이웃 주민들은 자정 이후 개들이 짖는 소리만 들었을 뿐 강도가 든 기척은 없었다고 말했다.

올롱가포는 필리핀 루손섬 남서부 바탄 반도 서안에 있는 도시로 수도 마닐라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져 있다. 한때 미 해군 태평양함대의 모항으로 쓰였던 수비크 해군 기지 인근이다. 주로 상공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4월 3일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110㎞ 떨어진 바탕가스주에서 수백억원대의 여성 재력가 박모(66)씨가 45구경 실탄 두 발을 머리에 맞고 숨진 채 발견되는 등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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