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값 고급명목 편법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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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근 중국음식점에서 고급자장면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자장면이 통계청의 물가조사품목이기 때문에 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어 편법으로 보통 자장면과 좀 다른 자장면을 만들어 값을 비싸게 받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내 대부분의 중국음식점 자장면값은 한그릇에 2천3백원 안팎.그러나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불고기맛 자장.정통 중국식자장.야채자장.산동자장이라는 명목으로 2천8백원에서 4천원까지 받고 있다.
심지어 일부 중국음식점에서 보통자장면은 아예 메뉴에서 없애고비싼 고급자장면만 메뉴에 넣어 소비자가 이를 사먹도록 강요하고있어 사실상 가격을 인상시킨 것과 다름없다.
물가당국이 물가안정을 내세울 때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많이 주는 이른바 물가가중치가 높은 자장면값(3.2) 인상을 중점단속함에 따라 왜곡된 현상이라는 것이 물가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장면과 함께 서민들이 즐겨먹는 우동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자장값과 같았으나 현재는 이보다 5백원정도 더 비싼 2천8백원선이다.우동값은 인상요인이 있을 때마다 제때 올리는 반면 자장면값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자장면과 우동값의 오름폭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자장면의 소비자값 지수는 90년대비 1백으로 했을때 현재 1백81.그러나 같은 기준으로 우동값의 지수는 1백83.
8이다. 외부로부터 감시가 더 많았던 자장면의 오름폭이 우동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이에대해 중국음식점 대성각(서울중구남대문로)의 관계자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물가안정차원에서 매년 음식료.서비스요금등을 조사할 때 우선 서민들이 즐겨찾는 대표적 음식인 자장면값을 못올리게 했다』며 『이같은 영향으로 수년동안 원재료비.인건비 등의 오름세를 반영하지 못해 가격이 자연스럽게 왜곡되고 편법으로 고급메뉴를 개발해 이윤을 더 많이 챙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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