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코트 크로아티아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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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인구 5백만명의 소국 크로아티아가 세계 테니스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있다.
크로아티아의 고란 이바니셰비치(24)와 이바 마욜리(18)가올시즌 세계 남녀테니스계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며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캐넌서버」 이바니셰비치의 활약은 눈부시다. 그는 4일 막을 내린 밀라노실내대회에서 우승하는등 자그레브오픈.두바이오픈에 이어 올들어 세번째 패권을 차지했다.
이로써 그는 남자부에서 올들어 가장 많은 타이틀을 차지했을뿐아니라 7개 대회에 출전,무려 6개 대회 결승에 오르는등 지난해 부진을 말끔히 씻고 정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세계 랭킹도 어느새 6위를 마크하고있다.92,94년 윔블던대회 결승에 오르며 세계 랭킹 3위까지올랐던 시절의 기량을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의 장기는 키 194㎝,몸무게 82㎏의 육중한 체격에서 나오는 엄청난 속도의 서비스.
시속 2백17㎞(세계최고기록)에 이르는 특유의 캐넌서브가 위력을 더하고 있는데다 범실이 눈에 띄게 줄었다.
또 「코트의 악동」 존 매켄로(미국) 못지 않은 광폭한 코트매너로 조국 크로아티아에서조차 비난받았으나 지난해말 삭발의 결의를 다진뒤 차분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점도 그의 상승세를 한 몫 거들고 있다.
마욜리는 이미 「제2의 셀레스」로 불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18세의 기대주.
마욜리는 지난달 에센실내오픈.범태평양대회 우승등 지난해 말 파리오픈우승 이후의 급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세계 랭킹은 4위. 지난달초 세계 톱스타들이 대거 집결한 일본의 범태평양대회에서는 호주 오픈우승자 모니카 셀레스(미국).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등을 연파하고 우승,돌풍을 일으켰었다.
지난 91년 공산권의 붕괴로 옛 유고연방에서 분리,독립한 크로아티아는 이들 남녀 테니스스타들에 의해 내전으로 얼룩진 이미지에서 다른 모습으로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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