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 국내지점 돈 잘 벌게 돼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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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내 증권사들이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국내진출 외국증권사들은 많은 이익을 내는 등 재미를 보고 있어 대조가 되고있다. 외국증권사의 높은 수익력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증시침체라는 상황은 국내증권사와 똑같고 영업환경은 오히려불리하다.이런데도 외국증권사들이 펄펄날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몸집을 최대한 작게 해 경영효율을 높임으로써 변화무쌍 한 증시흐름에 기민하게 대처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증권당국이 각종 규제로 국내증권사들의 뒷다리를 잡고 있는데 대한 반사 이득도 톡톡히 보고 있다.당국의 간섭으로 자산의 자율운용에 제한받고 있는 국내증권사들로선 슬픈 현실이다.
◇영업실적 비교=2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자딘 플레밍등 국내진출 14개 외국증권사들은 95년 회계연도인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2백54억5천8백만원의 세전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도와 비슷한 영업실적을 유지했다.
반면 대우증권등 국내 32개 증권사들은 증시침체로 지난해 같은 기간중 5천1백억원의 당기순손실과 9천9백6억원의 상품주식평가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등 주력=외국 증권사들은 상품주식 운용을 거의 하지않은채 위탁매매등에 치중하고 있다.증시침체로 위험이 높아진 주식보유를 줄이고 매매 중개로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ING베어링의 한 관계자는 『증시기관화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소액개인투자자보다는 자금력이 뛰어난 「큰손」이나 기관들을 주요고객으로 집중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등 일반관리비가 적다=소수 정예주의로 나가다보니 경상비 지출이 적게 먹힌다.외국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10~15%를인건비등 관리비로 지출하는 국내증권사보다 경상비 부담이 훨씬 적다. ◇뛰어난 인력이 많다=외국 증권사들은 국내 증권사로부터영업실적이 뛰어난 우수한 인력을 거액을 들여 집중 스카우트,높은 수탁고를 올리고 있다.
◇정부간섭 덜 받는다=국내증권사들은 그동안 증시침체때마다 당국으로부터 주식매입을 종용받는 등 자율권이 침해되고 있다.이때문에 국내증권사들은 요즘같이 주식시장이 어려운데도 자기자본의 60~80%에 달하는 상품주식을 끌어안고 있다.적 자요인의 대부분도 여기서 비롯된다.
그러나 외국증권사들은 정부간섭의 「치외법권」지대에 있어 증시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보유중인 상품주식 매각으로 손실을 줄여야 하는 입장인데도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서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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