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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사장님 진짜 떼돈 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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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과연 주유소는 ‘황금방석’을 깔고 앉아 있는 것일까. 고유가 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일까. 많은 사람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마다 갖는 의문 중 하나다. 답은 ‘아니오’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주유소 사장님들이 떼돈을 벌고 있다는 시각은 편견이자 오해다. 그럼 이렇게 기름값이 오르는데 누가 돈을 번단 말인가. 취재 결과 주유소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 맥없이 쓰러지는 주유소가 적지 않다. 기름값은 오르는데 문 닫는 주유소가 많다니 그럴리가…. 진실을 쫓아가 봤다.


주유소 사장들은 요즘 ‘속앓이’가 심하다. 장사가 신통치 않은 게 이유지만 ‘고유가 시대에 돈 쓸어 담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라는 편견도 이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떼돈 버는 것 같지만 우리도 죽을 맛’이라 항변해도 ‘딴 주머니 차고 있겠지’하는 의혹의 시선을 받는다.

서울 무악재에서 11년째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기름값이 올라서 힘들어 죽겠는데, 괜한 오해까지 받아 억울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주유소 사장들의 변명 아닌 변명은 거짓말이 아니다. 일부의 편견처럼 황금방석을 깔고 앉아 있기는커녕 극심한 경영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주유소가 많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흔히 주유소 하나만 있으면 기름이 콸콸 나오듯 돈이 쏟아질 것으로 여기는 게 일반의 생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휴·폐업 주유소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2003년 110개에 불과했던 휴업 주유소는 2007년 말 220개로 껑충 뛰었다. 5년 만에 100%가량 증가한 셈. 폐업 주유소도 매년 20여 개씩 늘고 있는 추세다.

사업자 변경 사례도 잦다. ‘돈도 못 벌면서 삿대질 당하느니 차라리 다른 일 하는 게 낫다’며 주유소 경영권을 내놓는 일이 적지 않은 것. 2007년 한 해 서울에서만 총 84건의 사업자 변경이 있었다. 대전광역시·대구광역시의 사업자 변경 수도 각각 39건, 32건에 달했다.

경기도에선 가장 많은 170개 주유소 사업자가 바뀌었다. 정상필 한국주유소협회 기획팀장은 “현재 2007년 사업자 변경 건수를 종합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주요 도시 및 도의 사업자 변경 건수는 총 457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떼돈은커녕 경영난 심각

주유소가 경영난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업계가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2007년 말 현재 전국 주유소는 총 1만2200여 개. 얼핏 보면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 보면 주유소가 얼마나 많은지 쉽게 알 수 있다.

한국목욕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목욕탕 수는 9000개에 불과하다. ‘거리제한에 묶여 목욕탕 수가 적은 것’이라고 반론을 편다면 다른 사례도 있다. 국민은행·신한은행 등 국내은행들의 모든 지점 수를 합쳐도 고작(?) 7054개(2008년 6월 현재)뿐이다.

주유소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널려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사례는 또 있다. 서울에는 총 639개의 주유소가 있는데, 0.8㎢당 한 개꼴로 자리잡고 있다. 부산광역시, 광주광역시의 주유소는 각각 1.6㎢마다 1개가 있다. 특별시·광역시 평균은 1.9㎢당 1개다. 일각에선 ‘그래도 일본보다는 적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일본 주유소 개수는 4만여 개를 훌쩍 넘는다. 그러나 면적 대비 개수는 한국이 더 많다. 일본은 9.44㎢당 1개의 주유소가 있는 반면 한국은 8.28㎢마다 1개가 있다.

주유소의 경영 사정이 어려워진 이유는 또 있다. 고유가 때문이다.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사들이는 가격이 이전보다 훨씬 비싸진 탓에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게다가 높은 유가를 의식한 소비자들이 기름 넣는 것을 아예 꺼리는 것도 주유소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2008년 6월 넷째 주 정유사 제품판매가격(주유소의 실제 매입가격)은 휘발유(1ℓ) 1764원, 경유(1ℓ) 1746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9원(휘발유 1495원), 535원(경유 1211원) 올랐다.

월 평균 1000드럼(20만ℓ)을 정유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B주유소의 예를 살펴보자. 2007년 B주유소는 휘발유 1000드럼을 공급받기 위해 월 2억9900만원(20만ℓ×1495원)을 지출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이 같은 물량을 확보하려면 무려 3억5280만원이 필요하다.

1년 만에 월 5300만원, 하루 170만원을 더 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정작 판매량은 60% 이상 줄었다는 게 B주유소 사장의 볼멘소리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비싸게 산 만큼 비싸게 팔고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주유소의 외형 매출은 비슷하거나 커졌다. 고유가 덕에(?) 소비자가격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매출 총 이익은 바닥을 때리고 있다. 1995년 주유소의 휘발유 매출총이익률은 9.57%.

그러나 2005년 7.48%로 떨어지더니, 고유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2008년 7월 현재 5.5%대로 추락했다. 경유 매출총이익률의 하락 폭은 더욱 크다. 지난해 평균 경유 매출총이익률은 7.66%였지만 지금은 뚝 떨어진 4.21%에 불과하다.

가령 소비자가 경유 5만원어치를 주유했을 때 주유소가 얻는 매출총이익은 2105원에 불과하다.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영업이익도 감소하긴 마찬가지다.

한 달 1000드럼(20만ℓ) 미만을 판매하는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2005년 1.7%, 2006년 1.4%, 2007년 1% 안팎으로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 2007년 하반기 비제조업 영업이익률이 8.0%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유소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김포에 위치한 C주유소 사장은 “최근 하루평균 판매 주유량이 2000ℓ정도인데 이것저것 떼고 나면 수입은 고작 수십만원”이라며 “그마저도 카드수수료(1.5%), 인건비, 사은품 구입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다”고 한숨 지었다.

그렇다면 주유소가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유류전문가들에 따르면 방법은 대략 두 가지다. 무엇보다 소비자 판매가격을 올리면 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주유소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자칫 소비자가를 올렸다간 부메랑을 맞기 십상이다.

C주유소 사장은 “자장면 값이 올라도 손님이 끊어지게 마련”이라며 “하물며 주유소 기름값을 올리면 지탄 대상이 돼 곧 망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유사로부터 싼 기름을 사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더욱 어렵다.

정유사와 주유소는 ‘갑’(甲)과 ‘을’(乙) 관계다. 정유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게 주유소의 현실이다. 값싼 기름을 선택할 권한이 주유소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주유소에서 만난 컨설턴트 배태진(35)씨는 반론을 편다.

“무슨 소리입니까. (내가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정유사가 공장도 가격을 낮춰도, 주유소 가격은 내려가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가 한두 번입니까. 결국 주유소 맘대로 (소비자 가격을) 결정한다는 말 아닙니까.”

기름값 올라도 이익 큰 폭 추락

이 또한 일부 맞는 말이지만, 일부는 오해다. 참고로 지난해 7월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고시가 개정되기 전까지, 정유사는 공장도가격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주유소가 소비자가를 책정·판매했다. 사실 정유사에 공장도 가격은 소비자의 원성을 막아주는 적절한 방어장치였다.

기름값이 올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질 때마다 정유사는 연례행사처럼 공장도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으레 ‘공장도 가격이 내려갔으니, 소비자 가격도 떨어지겠구나’고 생각했다. 배태진씨도 그런 경우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여기엔 일반인이 모르는 무서운 비밀이 있다. ‘공장도 가격-2만원=주유소 (제품)가격’. 이것은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에 맺어진 일종의 카르텔이다.

가령 휘발유 200ℓ 공장도 가격이 2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주유소 가격은 18만원(20만원-2만원)이 된다. 여기에 주유소 마진을 붙이면 소비자가격이 만들어진다. 문제는 ‘-2만원’이다. 이는 고정된 숫자가 아니다. 정유사 맘대로 고무줄처럼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정유사가 휘발유 200ℓ 공장도 가격 20만원을 19만원으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주유소 제품가격도 17만원(19만원-2만원)으로 떨어져야 맞다. 그러나 반대로 높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는 게 주유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장도 가격을 낮추면서 -2만원을 0원으로 은근슬쩍 고치면, 주유소 제품가격은 19만원(19만원-0원)이 된다. 공장도 가격을 낮추기 전보다 제품가격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를 통해 정유사는 공장도 가격을 낮췄다는 명목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교묘하게 피했고, 주유소는 폭리를 취한다는 멍에를 뒤집어쓴 채 전전긍긍하기 일쑤였다. 한마디로 주유소는 정유사의 ‘총알받이’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배태진씨는 답답한 듯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정유사를 바꾸면 될 것 아닙니까.”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제시하는 가격 중 제일 싸거나, -2만원으로 장난치지 않는 정유사를 택하면 그만 아니냐는 지적이다.

100%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 주유소는 정유사를 선택할 수 없다. 이것이 주유 업계의 숙명이자 비애다.

대부분 주유소는 정유사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상태다. 92년 폴 사인 제도 도입 이후 대부분 주유소가 정유사의 자회사 격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폴 사인 제도는 석유제품 판매에 있어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방지하고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SK에너지의 기름을 공급받고 있으면 반드시 SK간판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만들었는데, 독점공급계약이 대표적이다. 폴 사인 계약을 하면서 독점공급 조항을 명시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A주유소에선 A정유사의 기름 외엔 어떤 것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이런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2001년 복수 폴 사인제를 도입했다. 한 주유소에서 서로 다른 정유사의 기름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던 것. 그러나 상황은 역시 변하지 않았다. 2008년 6월 현재 전국 주유소 가운데 2개 이상의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주유소는 2~3% 안팎이다.

독점계약의 위력은 그만큼 세다. 복수 폴 사인제가 시행된 후 값싼 기름을 고르기 위해 다른 정유사를 접촉한 주유소들이 독점계약을 빌미로 보복당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정상필 기획팀장은 “복수 폴 사인제가 도입됐을 때, 다른 회사의 기름을 받고자 했던 주유소는 기름 공급이 중단되는 등 숱한 피해를 당했다”며 “폴 사인제가 최근 폐지됐지만 업계 실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필 팀장은 또 “정유사들은 실제로(폴 사인제 폐지가 결정된 이후)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주유소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진상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주유소가 정유사의 기름값을 비교해 싼 것을 선택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정유사의 ‘할인율 꼼수’ 때문이다. 정유사는 매일 아침 주유소에 제시가(提示價)를 전달한다. ℓ당 1990원, 2000원 하는 식이다. 하지만 할인율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모든 주유소는 많은 기름을 매입하기 때문에 제시가 대비 일정 부분을 할인 받는데, 이를 그때그때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정유사들이 할인율을 알려주는 시기는 매월 결산 때다. 이에 따라 주유소는 어떤 정유사의 기름이 실제로 싼지 알 수 없다. 월말에 가서야 어림잡을 수 있을 뿐이다.

예컨대 모 주유소가 S정유사로부터 ℓ당 휘발유 2000원을 제시 받았다고 하자. 반면 H정유사는 1950원을 제시가로 산정했다. 액면 상으론 분명 H정유사의 제시가가 싸다.

그러나 월말 S정유사의 할인율이 H정유사보다 크면, 어떤 게 싼 것인지 가늠해 봐야 한다. 그래서 기름값이 싼 정유사를 수시로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함재덕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정유사들은 주유소와 가격협상 없이 판매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하고 있다”며 “특히 할인율 등을 월말 처리하는 ‘사후종가방식 결제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주유소의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유소가 생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유류업계의 왜곡된 구조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에 형성돼 있는 전통적 ‘갑을 관계’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 주유소가 정유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때 주유소는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다.

주유소 불법 행위도 없어져야

물론 주유소도 개선해야 할 게 많다. 불법 짝퉁 기름을 파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주유조절장치를 이용, 미터기를 속이는 행위도 근절돼야 한다. 주유소만 차리면 대박이라는 관념도 사라져야 한다.

빈석봉 오일비즈 대표는 “옛날 방식으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들도 적지 않다”며 “주유소 업계를 살리기 위해선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주유소에 돌리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들은 고유가 시대에 고통 받고 있다. 기름값을 부풀려 엄청난 부당이득을 뒷주머니에 챙길 처지도 못 된다.

가격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정유사가 제시하는 가격에 ‘마진’을 덧붙이고 있을 뿐이다. ‘주유소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다.

그들은 어쩌면 힘없는 ‘을’일지 모른다. 문제는 ‘갑’인 정유사에 더 많을 수 있다. 그들은 돈과 힘을 매개로 주유소를 옭아매고 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주유소가 ‘폭리로 떼돈 벌고 있다’고 비난 당하고 있는 사이, 정유사는 한 발 뺀 채 자신들의 ‘허점’을 꽁꽁 숨기고 있다. 이것이 주유소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이다.

이름만 다른 프리미엄 기름

엔진 때 뺀다는 말은 거짓말?

과연 SK 간판을 단 주유소에선 SK정유사가 정제한 기름만 팔까. 한국석유협회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에쓰오일을 제외한 SK·GS·현대·SK인천(현재는 SK에 합병) 정유 4사의 내수 판매 기름 가운데 제품 교환을 통해 판매된 양이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한 해 제품 교환 실적을 살펴보면, SK는 전체 내수 대비 제품 교환 비율이 무려 48.3%에 달했다. 2006년 한 해 동안 SK주유소에서 판매된 기름 가운데 타사 제품 비율이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는 얘기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제품 교환 비율은 각각 37.6%와 37.9%였고, SK인천정유는 68.6%에 달했다. 이를테면 정유 회사만 다르지 그 기름이 그 기름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굳이 특정 주유소에 갈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어차피 똑같은 기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휘발유의 경우 제품 교환을 통해 구입한 타사 제품(반제품)에 첨가제를 5~7% 넣어 자사 브랜드 제품으로 차별화한 뒤(완제품) 주유소에 공급한다”는 입장이다. 주유소 업계는 그러나 “제품 교환 전에 이미 완제품을 생산해 정유사 간 제품 교환을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 근거로 한국석유품질관리원에서 조사한 ‘각 사별 휘발유 품질시험 성적서’를 제시했다. 제품 교환 전에 이미 지식경제부의 ‘석유품질고시’에 적합한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유를 교환할 때는 휘발유와 달리 첨가제도 없이 자사 식별제만 넣어 타사 제품을 그대로 유통시킨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엔진 세정, 연비 강화 등의 효과가 있다며 출시되고 있는 휘발유 첨가제들의 성분 및 효과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휘발유 생산단계에서 이미 휘발유 첨가제와 비슷한 성분이 적정량 투입되기 때문에 (첨가제를 굳이) 따로 넣을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각 정유사들이 앞 다퉈 내놓고 있는 프리미엄(고급) 휘발유의 성분 및 효과도 그게 그것 아닌가 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프리미엄 휘발유에는 엔진 세정제, 가속성 향상제 등 첨가제가 투입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제조 과정에서 이미 프리미엄 휘발유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물질이 적정량 들어 간다”며 “그 때문에 고급 휘발유, 프리미엄 휘발유가 월등하게 좋은 기름이라는 인식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프리미엄 휘발유는 단지 옥탄가만 높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옥탄가는 휘발유와 공기의 혼합가스가 엔진에서 연소 시 잘 연소되느냐 여부를 측정한 등급을 말한다. 옥탄가가 높다는 것은 휘발유에 일산화탄소가 많음을 의미한다.

안광호 경향신문 온라인뉴스센터 기자·mohican_s@khan.co.kr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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