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식장외시장 활성화 약효 미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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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부가 28일 발표한 주식 장외시장 발전방안은 중소기업의 직접금융조달을 지원키 위해 주식장외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나 과연 이 취지가 살려질지는 미지수다.
물론 우량기업들은 지금보다 장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훨씬 용이해질 수 있다.그러나 한계기업등 자금력.영업실적이 신통치 않은 기업들은 지금과 같이 찬밥신세를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장외시장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결국「시장원리」가 강화 됨을 뜻해 별 볼일 없는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게 돼 정부의 의도가 빗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그동안 있으나마나였던 장외시장이 시장다운 모습을 갖춤으로써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져 주식대중화에 기여할 수는 있을 것같다.
발전방안의 핵심은 장외거래 중개회사의 등장.
증권업협회의 자회사 형태를 띠고 자본금 10억원이상 규모로 설립될 가칭「한국증권장외거래중개회사」는 장외등록된 주식과 채권매매를 증권사간에 중개하는 이른바「브로커의 브로커」역할을 하게된다. 회사형태는 증권업협회의 자회사 형태인 미국의 NASDAQ나 증권사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일본의 JASDAQ방식을 절충해 증권업협회와 증권사가 공동출자하고 증권업협회에서 직원.설비등을 파견하는 형식으로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3월중 협회내의 장외시장관리실을 모태로 설립추진부서를 발족시켜 5월까지 회사설립준비를 마친 뒤 7월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협회측은 이 중개회사에 자동매매체결 시스템(KOSDAQ)을 구축하는 한편 장외주가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리얼타임으로 공시하는 방안도 추진해 장외거래를 적극 활성화해나갈 방침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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