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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경제살리기에 기업인들 매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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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번 판결에 대해 삼성 측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말을 아꼈다. 사안이 예민한 만큼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건희 전 회장 판결과 관련해서는 이완수 변호사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는 재판 결과와 관련해 공식·비공식 모두 노 코멘트”라고 말했다. 그룹 현안을 논의하는 사장단협의회 소속 대변인이나 임직원들도 언급을 자제했다. 여기에는 재판받은 당사자들이 현직에서 이미 물러났거나 그룹을 완전히 떠났다는 시각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경제5단체 중 한국무역협회가 유일하게 공식 논평을 내놓았다. 삼성 특검 당시 경제단체들이 조속한 수사 종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무역협회의 유창무 상근부회장은 논평을 통해 “앞으로 삼성이 우리 경제가 당면한 경제난을 극복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했으나 비공식 코멘트를 통해 지난 일은 잊고 경제발전에 힘을 보탤 때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경련의 전제경 홍보실장은 약 9개월 동안 지속된 ‘삼성 사태’가 일단락된 데 대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 관련 의혹이 해소되기를 바란다”며 “기업인들이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의 이경상 기업정책팀장도 “이번 판결은 이 전 회장의 국가경제 발전 기여도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계도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관행을 정착시키고 기업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통해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재판 결과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SK 관계자는 “법정에서 판결이 내려진 만큼 과거 문제가 된 이슈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도 윤리경영을 다져 산업계에서 리더십을 다시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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