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디바 반려여읜 슬픔딛고 솔로로 은반에 다시 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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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지난해 11월 세계아이스댄싱계는 슬픔에 빠졌다.
88년 캘거리,94년 릴레함메르겨울올림픽 아이스댄싱 2연패를비롯해 세계선수권(89,90,92년)을 휩쓸었던 러시아의 아이스댄싱조 세르게이 그린코프-에카테리나 고르디바조가 더이상 공연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린코프는 아내이자 파트너인 고르디바와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에서 연습도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은반위의 요정」고르디바는 설 무대는 있지만 짝이없어 한창 시즌인 올 겨울에는 얼음판을 떠나 슬픔속에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짝잃은 백조」 고르디바는 슬픔을 훨훨 털고 재기에 나섰다. 솔로로 데뷔하는 것이다.
오는 28일(한국시간)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에서 벌어지는 피겨스케이팅 스페셜 쇼에 출연하기로 확정해 다시 세계 빙상계의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솔로로 데뷔할 무대에는 크리스티 야마구치.카타리나 비트등 은반의 스타들이 그린코프를 추모하는 뜻에서 찬조공연에 나설예정이다.
키 156㎝의 고르디바는 점프를 위해 체중을 항상 41㎏수준을 유지하는 혹독한 몸매 관리와 강한 집념으로 세계의 은반을 제패해왔다.
지난 93년 그린코프와 사이에 첫딸 다샤를 낳고 놀랍게도 한달뒤부터 맹훈을 재개,불과 4개월간의 재가동으로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고르디바는 『나는 팬들에게 나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모두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어려운 형편에 빠진 사람들이 용기를 갖고 역경을 헤쳐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릴레함메르 때는 그린코프와 함께 베토벤의 월광소나타에 맞춰 페어댄싱을 펼쳤던 고르디바는 이번엔 구스타프 말러의 5번교향곡을 배경으로 싱글댄싱을 선보인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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