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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 종목 ⑤ 축구 ‘에토오 고립 작전’카메룬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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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파주 훈련장(NFC)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박성화 감독이 미팅 때마다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박 감독의 말처럼 이번 올림픽은 한국에 매우 유리하다. 기후가 비슷한 데다 시차 걱정이 없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달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한국과 같은 D조에서 싸우게 될 상대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카메룬과의 첫 판이 8강 분수령

이번 올림픽은 조별리그에서 상위 2개 팀이 8강에 올라간다. 한국은 이탈리아·카메룬·온두라스와 같은 D조다.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과 온두라스는 반드시 잡고, 이탈리아에는 최소한 무승부를 거둔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래서 특히 카메룬과의 첫판이 중요하다. 첫 경기를 놓치면 선수 기용과 전술 운용에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어 남은 경기를 그르칠 가능성이 크다.

카메룬은 아프리카 예선 여섯 경기에서 14골을 터트릴 정도로 공격력이 막강하다. 여기에 사뮈엘 에토오(바르셀로나·사진)를 와일드 카드로 뽑아 화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또한 리고베르 송(트라브존스포르)이 가세한 수비 라인도 안정감을 더했다. 카메룬은 지난달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탈리아는 공수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4-3-3 포메이션을 쓰고, 간판 공격수 주세페 로시(비야레알)와 와일드 카드로 선발한 토마소 로키(라치오), 공격형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조빈코(유벤투스) 등 3인방의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박 감독은 5월 이탈리아가 우승한 툴롱 국제대회를 관전한 뒤 조빈코를 경계 1순위로 꼽았다.

온두라스는 선 수비, 후 역습을 즐겨하는 팀이다. 사무엘 카바예로(창춘 야타이), 에밀 마르티네스(베이징 궈안) 등 중국 C리그에서 뛰고 있는 2명을 와일드 카드로 선발했다.

한국 올림픽팀은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과 세트피스로 조별리그 상대들과 맞설 계획이다. 기성용(서울)과 김정우(성남) 등 힘과 기동력이 좋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1차 저지선을 만든 뒤 수비 라인과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로 커버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세트피스로 극복할 계획이다.

◇전체 판세는 아르헨티나-브라질-네덜란드가 ‘빅3’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패권은 남미 대 유럽의 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유럽의 대항마였던 아프리카 팀들이 경험과 파괴력에서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A조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독보적이다. 아르헨티나는 프랑스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아트 사커’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물 흐르듯 유연한 패싱과 상대 수비의 허점을 파고들며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은 16개국 가운데 최고다. B조는 네덜란드의 강세 속에 나이지리아가 8강 후보로 꼽힌다. 네덜란드는 2006년과 2007년 U-21유럽선수권 2연패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올림픽도 넘본다. 출전 멤버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조직력이 탄탄하다. C조는 브라질이 돋보인다. 브라질은 올림픽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호나우지뉴(바르셀로나) 등 최고의 공격 라인으로 정상에 도전한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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