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훈련장(NFC)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박성화 감독이 미팅 때마다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박 감독의 말처럼 이번 올림픽은 한국에 매우 유리하다. 기후가 비슷한 데다 시차 걱정이 없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달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한국과 같은 D조에서 싸우게 될 상대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카메룬과의 첫 판이 8강 분수령
이번 올림픽은 조별리그에서 상위 2개 팀이 8강에 올라간다. 한국은 이탈리아·카메룬·온두라스와 같은 D조다.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과 온두라스는 반드시 잡고, 이탈리아에는 최소한 무승부를 거둔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래서 특히 카메룬과의 첫판이 중요하다. 첫 경기를 놓치면 선수 기용과 전술 운용에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어 남은 경기를 그르칠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는 공수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4-3-3 포메이션을 쓰고, 간판 공격수 주세페 로시(비야레알)와 와일드 카드로 선발한 토마소 로키(라치오), 공격형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조빈코(유벤투스) 등 3인방의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박 감독은 5월 이탈리아가 우승한 툴롱 국제대회를 관전한 뒤 조빈코를 경계 1순위로 꼽았다.
한국 올림픽팀은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과 세트피스로 조별리그 상대들과 맞설 계획이다. 기성용(서울)과 김정우(성남) 등 힘과 기동력이 좋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1차 저지선을 만든 뒤 수비 라인과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로 커버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세트피스로 극복할 계획이다.
◇전체 판세는 아르헨티나-브라질-네덜란드가 ‘빅3’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패권은 남미 대 유럽의 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유럽의 대항마였던 아프리카 팀들이 경험과 파괴력에서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A조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독보적이다. 아르헨티나는 프랑스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아트 사커’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물 흐르듯 유연한 패싱과 상대 수비의 허점을 파고들며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은 16개국 가운데 최고다. B조는 네덜란드의 강세 속에 나이지리아가 8강 후보로 꼽힌다. 네덜란드는 2006년과 2007년 U-21유럽선수권 2연패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올림픽도 넘본다. 출전 멤버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조직력이 탄탄하다. C조는 브라질이 돋보인다. 브라질은 올림픽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호나우지뉴(바르셀로나) 등 최고의 공격 라인으로 정상에 도전한다.
김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