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상업화 준비 끝낸 일본=미쓰비시는 나고야에 부품·조립 공장과 탄소섬유로 비행기 날개를 만드는 ‘복합재 주익센터’ 등 4곳의 공장을 갖고 있다. 로켓 제작 부품을 생산하는 오에(大江) 공장에 들어서자 미쓰비시의 역사부터 한눈에 들어왔다.
‘1920년 첫 비행기 제작 개시, 1921년 첫 전투기 비행 성공-’.
태평양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의 첫 출발지는 사실상 오에 공장에서 시작됐다. 일본의 항공기 제조 역사가 벌써 100년에 달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미쓰비시는 이런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러시아 등 우주개발국의 대열에 끼어들기까지는 오랜 도전과 시련이 있었다. 75년 처음으로 자체 기술로 개발한 N1로켓 발사에 성공했지만 개발비용이 적지 않았고 발사 성공률도 높지 않았다. 개량을 거듭해 81년 N2, 86년 H1로켓 발사에 성공했지만 2003년 H2A로켓 발사에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러다 지난해 가구야를 쏘아 올리면서 우주개발국에 이름을 포함시킬 수 있었다. 현재는 연간 3~4건의 로켓 제조 능력을 갖추게 됐다.
부품을 최종적으로 조립해 로켓을 만드는 현장에는 로켓 2기가 완성 단계에 있었다. 1기를 제조하는 데 3년이 걸리므로 조립 현장은 상당히 조용했고 기술자도 3~4명이 전부였다. 공장 관계자는 “로켓은 초정밀 기계이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긴 만큼 철저한 점검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발사 성공률이 92%에 달하고, 가격이 경쟁국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미쓰비시 측은 발사 비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 업체의 70%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 측은 편의성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아사다 쇼이치로(淺田正一郞) 우주기기 부장은 조직 일원화를 통한 효율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나 러시아·프랑스의 경우 마케팅 회사, 로켓 제조 회사, 엔진 제조 회사가 별도로 있어서 각자 이윤을 남기려 하지만 미쓰비시는 영업·판매, 로켓 연구·제작, 발사까지 모두 한 회사에서 하기 때문에 효율성과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나고야=김동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