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연의 인카 문명] 불쾌지수 올리는 꼴불견 운전매너 7가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어수선한 시국과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더 무덥게 느껴지는 여름입니다. 저는 오랜만에 지인들에게 안전운전을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물론 몇몇 분은 이번 칼럼을 쓰려고 안부인사를 가장해 설문조사하는 것 아니냐는 예리한 지적을 하기도 했죠.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에 나의 운전습관이 혹시 남에게 불쾌감을 더하진 않을까?’생각해 보시라는 뜻에서 꼴불견 운전매너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정리했습니다.

◇1위 창밖으로 담배꽁초 버리기=담뱃재를 창밖으로 터는 운전자의 절반 이상은 이상하게도 차가 출발하면, 슬며시 창밖으로 내민 손가락에 힘을 뺀다는 군요. 정차 중에 꽁초를 버리자니 옆 차의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이겠지요? ‘담배 안 피우는 아내의 차라서’ 또는 ‘재떨이가 꽉 차서’라는 핑계들을 대겠지만 살면서 조금 참는 법도 익혀야 하지 않을까요?

◇2위 주차해 놓고 연락처 안 남기기=1위를 차지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2위였습니다. 워낙 흔한 일이라서 이젠 만성이 된 것 같더군요. 연락처는 있는데, 전화를 안 받는 경우가 많아 더욱 짜증난다고들 합니다. 어떤 사람은 불법주차의 경우 전화요금을 ‘수신자 부담’으로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데 매우 일리 있게 들렸습니다.

◇3위 신호 바뀐 지 0.5초 만에 경음기 울리기=“신호 바뀌는 것 보고, 브레이크 밟고 기어를 P에서 D로 옮기고 있는데 뒤차에서 경음기가 울려 퍼지는 순간만큼은 드래그레이스(직선주행 경기) 매니어라도 문득 시속 20㎞로 주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합니다.

◇4위 차창 열고 음악 크게 틀기=이 경우는 그냥 ‘꼴불견’에 가까워서랍니다. 애정 결핍으로 인한 관심 끌기용 오버액션을 굳이 도로 위에서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5위 워셔액을 뒤차 앞 유리까지 날리기=가끔 운전 중 마른 하늘에 이상하게 내차 앞유리에만 비가 오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 꽤 있을 겁니다. 앞 차의 워셔액 분사노즐 각도가 너무 위쪽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 것인데 간단하게 바늘로 노즐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니 집에서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밖에 ▶6위는 편도 1차선 도로에 주차하기(중앙선 침범 유발) ▶7위는 비 오는 날 라이트 켜는 것 잊고 달리기(차로 변경 시 옆 차로 운전자 심장마비 유발)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정리하다 보니 간단한 이치가 떠오릅니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는 겁니다. 여름철 운전, 다른 운전자의 입장도 가끔은 생각하면서 해야겠습니다.

남궁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