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 살찌는 '체험 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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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투 바투’공연에 참가한 어머니와 아이들이 흙으로 곤충을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루트원 엔터테인먼트 제공]

"엄마, 우리도 놀러 나가요."

햇살이 따뜻해지자 나들이를 조르는 아이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집에만 있기는 아쉽고 아이들을 데리고 멀리 나가자니 부담스럽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봄 풍경도 즐기고 문화 체험도 할 수 있는 나들이 장소가 없을까.

서울 성북동 삼청각에서 어린이 공연물을 관람하면서 소풍도 할 수 있는 '어린이 축제'를 6월 말까지 개최한다.

세종문화회관을 찾으면 이색 흙놀이 공연 '바투 바투', 대학로로 가면 어린이 연극 페스티벌 '2004 봄 난장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꽃향기 속에서 널뛰기 해볼까=도심 속 전통문화 체험공간으로 자리잡은 삼청각에서 전통 놀이와 공연을 즐겨보자. 오는 6월 말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어린이 공연축제가 열린다. 피아노와 플루트의 반주에 맞춰 마임.마술 등이 펼쳐지는 그림연극(5월 7일까지)과 1970년대를 배경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그린 인형극 '애기똥풀'(5월 10일~6월 4일) 중에서 하나 관람해보자. 그 뒤엔 화사한 진달래꽃이 청명한 풍경소리와 어우러지는 마당을 거닐며 멋스러운 전통 한옥들을 돌아보자.

간단한 전통놀이기구가 비치돼 있는 잔디밭에서 널뛰기.투호.팽이치기 등도 즐길 수 있다. 카메라 지참은 필수. 교통편은 경복궁.세종문화회관.프라자호텔.교보문고 등을 20분 간격으로 순환하는 무료 셔틀버스(오전 10시~오후 10시)를 이용하면 된다. 02-3676-3463.

◇맨발.맨손으로 흙놀이 즐길까=흙을 빚어 그릇도 만들고 흙길 위에서 땅 따먹기도 하고. 어릴 적 흙놀이를 하던 추억이 그리우면 아이들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을 찾아보자.

오는 6월 6일까지 맨발로 즐기는 흙놀이 공연 '바투 바투'가 진행된다. '바투'란 '두 물체 사이가 아주 가깝게'라는 뜻의 순 우리말. 200여평 공간에 경기도 여주에서 가져온 옹기토 30t을 깔아 흙동산을 꾸몄다. 흙물로 그림 그리기, 흙 인형극 등 다양한 흙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독특한 날개 복장의 '놀이천사'들이 지도한다.

주부 김이현(34.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콘크리트 도시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맨발로 흙을 밟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한다"며 "어릴 적 놀던 기억에 어른들이 더 신나 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바투 생일파티'를 신청해 보자. 흙으로 만든 케이크와 촛불로 이색적인 생일파티를 열어준다. 인기가 높아 주말이나 평일 오전 프로그램은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놀이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시간씩 하루 10회이며 입장료는 2만원이다. 월요일은 휴무. 02-516-1501.

◇인형극.가면극, 동심의 세계로=공연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서는 어린이 연극 페스티벌 '2004 어린이 봄 난장'이 한창이다.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이달부터 3개월 일정으로 펼쳐진다. 전통극과 뮤지컬.인형극 등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공연이 진행 중이다.

밀양아리랑.강원도아리랑 등 우리 전통 가락과 옛 이야기를 통해 경제 감각을 일깨워주는 '아리아리 돈깨비(18일까지)'가 눈에 띈다. 뮤지컬 형식으로 연극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토끼와 자라(4월 20일~5월 9일)', 인형극과 가면극을 곁들인 '퓨전 심청(6월 8~27일)' 등도 볼거리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마로니에 공원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앞마당으로 나가보자. 탈 만들기.한지 공예 등 관객 참여 이벤트와 타악 퍼포먼스 공연이 펼쳐진다. 배우들이 공연 전에 분장하는 모습도 야외에서 볼 수 있다. 02-766-8679.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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