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베를린영화제 오늘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제46회 베를린영화제가 15일 현지에서 개막된다.베를린영화제는 칸영화제 다음으로 권위있는 세계 영화제로 사회성 짙은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중앙일보는 이번 영화제 기간(15~26일)중 출품작에 대한 정보와 영화제 안팎 의 이모저모를 현지에서 취재 보도할 예정이다.
[편집자註]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미국의 대작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몇몇 유럽영화와 제3세계 영화들이 만만찮은 작품성으로 여기에 도전하고 있는 판세.한국에선 현재 2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상영에 들어간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본선에 올랐고 박철수 감독의『301.302』,이민용감독의 『개같은 날의 오후』가 비경쟁부문에 출품됐다.
본선에 오른 작품은 모두 29편.이중『겟 쇼티』『휴일을 위한가정』『감각과 분별』『데드 맨 워킹』『페이스풀』『저녁에서 여명까지』『닉슨』『토이 스토리』등 8편이 미국 영화.이미 국내에 선보인 『토이 스토리』『닉슨』을 제외한 나머지 6편도 모두 국내에 수입될 예정이다.
출품된 미국영화중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작품은『결혼피로연』을 연출했던 대만출신 감독 리앙(李安)의『감각과 분별』.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엠마 톰슨이 각색하고 직접 주연까지 맡은 이 영화는 올해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각본 상 수상작.
다음달 30일 열리는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겟 쇼티』는 70년대 『토요일밤의 열기』이후 2류배우로 낙인찍혔다 94년『펄프 픽션』으로 다시 평가받고 있는 존 트래볼타 주연의 영화.『휴일을 위한 가정』은 감독겸 제작자로 변신한조디 포스터의 첫 작품으로 미국에서 찬사와 혹평 이 엇갈렸다.
이밖에 『엘 마리아치』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연출하고 틴타란티노가 주연을 맡은 『저녁에서 여명까지』도 각광받는 신예감독의 작품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럽영화중 현지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작품으로는 『리처드3세』『12마리의 원숭이』『나의 남자』등 3편을 꼽을 수 있다.『리처드 3세』는 얀 맥클린과 아네트 베닝이 주연한 영국감독 리처드 론크레인의 영화로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각색했 지만 현대물뺨치는 폭력적 장면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12마리의 원숭이』는 SF걸작 『브라질』을 연출한 영국감독테리 길리엄이 미국배우 브래드 피트와 브루스 윌리스를 기용해 만든 영화다.프랑스의 베트랑 블리예 감독이 연출한 『나의 남자』는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마티유 카쇼비 츠가 배우로 출연한 작품이다.
아시아권에선『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비롯해 『꿈의 마을』(일본),『선 벨리』(홍콩.중국합작),『마종』(대만.중국합작),『태양도 귀가 있다』(중국)등 5편이 출품됐다.이중 허핑 감독의 『선 벨리』가 많이 거론되고 있고 『아름다운… 』도 독특한소재로 관심을 끌고 있다.『아름다운…』의 제작사인 시네2000은 『박광수 감독이 해외영화제에서 지명도가 높은 데다 소재 자체가 베를린영화제의 성격과 맞아 수상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에부풀어 있다.
지금까지 베를린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한국영화는 『마부』(61년),『만다라』(81년),『땡볕』(84년),『길소뜸』(85년),『화엄경』(94),『태백산맥』(94년)등 6편.이중『마부』가본상에 해당되는 특별은곰상을 수상했고『화엄경』이 특별상인 알프레드 바우어 상을 받았다.
남재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