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동거女 한국망명 가능성-배우출신 성혜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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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북한 김정일(金正日)의 동거녀였던 성혜림(成惠琳.59)씨와 언니 혜랑(惠琅.61)씨,혜랑씨의 딸 이남옥(30)씨 및 수행원 1명 등 일행 4명이 거주지인 모스크바를 벗어나 제3국으로 잠적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의 신변 안전과 망명의사 타진을 위해 특별대책반을 유럽에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成씨 일행은 모스크바를 떠나기 전 제3국기관에 망명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기사 2,3면〉 정부는 이들의 향후 행선지와 관련해 한국 또는 미국.프랑스.영국 등을 선택하거나 제3국을 거쳐 시간여유를 두고 한국으로의 망명을 희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있다. 정부는 일단 成씨 일행이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받아들인다는방침이지만 이 경우 남북관계의 경직과 북한측의 대남(對南)극한대립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기부는 이날 成씨 일행의 도피사실을 확인하고 『언론의 보도로 그들의 신변안전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60년대 후반부터 김정일과 내연의 관계였던 成씨는 金이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된 후 얻은 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83년 평양을 떠나 모스크바 바빌로바가의 아파트에서 언니와 함께 살아 왔으며 지난달 20일께 모스크바를 떠나 이달초 스위 스의 별장에도착한 뒤 잠적했는데 이후의 행적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成씨는 북한 영화배우 출신으로 유부녀였으나 김정일이 60년대말 노동당 문화예술지도과장으로 일하면서 접근해 동거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成씨의 전남편은 이종혁(李種革)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현재 북한.일본간 수교교섭 및 쌀지원문제를 담당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成씨의 언니 혜랑씨의 아들인 이한영(36)씨는 82년 모스크바에서 스위스를 거쳐 귀순했으며 현재 분당에거주하고 있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李씨는 귀순후 한양대를 졸업한 뒤 87년 한국방송공사에서 1년간 국제방송업무에 종사했으며 이후 서울 강남지역에 조합주택 알선회사를 차려 사업을 했으나 실패해 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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