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노장팀 기아 "힘이 달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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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기아가 SBS를 돌파,마침내 4강에 올랐다.그러나 1차전은 허재가 50점을 넣는 원맨쇼였고 2차전은 종료 48초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시소게임이었다.농구대잔치 5연패를 이룰 당시기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아의 4강 파트너는 고려대.그러나 기아는 고려대보다 고갈돼가는 체력과의 싸움을 더 두려워하는 것같다.선수를 바라보는 코치들의 표정은 시한부 환자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12일 SBS와의 준준결승 2차전은 기아가 「체력소모를 줄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3차전까지 가면 SBS에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고려대와의 경기가 더욱 벅차다는 부담은 기아선수들의 몸을 긴장시켰다.
주전센터 한기범(32).김유택(33),공격핵 허재(31),게임리더 강동희(30)가 모조리 30줄에 걸린 기아는 지난 7일경희대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부터 공격농구에서 컨트롤게임으로 전환했다.
득점을 80점대로 유지하고 실점을 70점대로 줄이면서 체력소모를 극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SBS와의 경기처럼 초반에 수비가 무너져 대량실점할 경우 공격으로 만회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기아는 체력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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