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근 脫北2人이 말하는 체험담-김명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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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에서 직업은.
『원산에서 철도기관사를 하다가 건설운수기동대에서 지령원(배차원)으로 근무했다.』 -언제 어디로 탈출했나.
『지난해 12월28일 원산을 출발해 기차로 길주~백암을 거쳐도보로 혜산까지 이동했다.혜산에 1월8일께 도착했으나 경계가 심해 북쪽으로 하루쯤걷다가 새벽에 두만강을 넘었다.』 -왜 탈출했는가.
『지난 90년부터 일제 녹음기로 귀국동포 3명과 이남방송을 청취하다가 그중 한 친구의 처가 이혼과정에서 당국에 밀고했기 때문이다.다른 친구들도 모두 뛰었을 것이다.이남방송을 듣다 잡히면 함북 요덕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북한생활은.
『원산에는 4~5개월째 식량배급이 끊긴 상태며 지난 91년 6개월가량 배급이 끊어진 이후 최악이다.원산시에서는 사람이 굶어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홍수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김정일 지시로 70일전투니,1백일전투니 각종 동원이 많아져 이래저래 살기 힘들다.』 -지난해 남한이 쌀을 지원했는데 받지 못했는가.
『남조선에서 쌀을 보냈다는 소식을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아버지가 죽도 안주는데 의붓아버지가 쌀밥을 준다면 민심이 어떻게 되겠는가.』 -최근 북한주민들의 민심은 어떤가.
『청년층은 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칵 전쟁을 해버리는 것이 낫겠다고 이야기한다.강도.강간사건이 많아져 여자들은 오후11시이후 돌아다니지 않는다.공장.기업소에서 3교대 근무하는 여성들도 직장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돌아간다.』 -소문들리는대로 탈북자가 많은가.
『세상소식을 아는 사람은 중국.러시아로 마구 뛴다.또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앞으로 계획은. 『한국에 못가면 거러지로 살든지,죽든지 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에 가서 열심히 일해 일한 만큼 대가를 받고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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