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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탄생 250돌 세계 곳곳서 기념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근대회화의 아버지」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가 태어난지 올해로 꼭 2백50주년이 된다.그는 바로크 시대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향의 미술기법을 개척한 거장.
고야의 고향인 스페인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는 이를 기념하는전시회.음악회등 각종 행사가 올 한햇동안 끊이지 않고 벌어질 예정이다.
특히 고야가 청년기를 보낸 스페인의 마드리드에는 고야의 명작을 소장하고 있는 여러 미술관.교회.왕궁 등이 있어 언제 마드리드에 가도 뛰어난 고야의 작품전을 볼 수 있다.
고야의 탄생 2백50주년을 기념해 마드리드에서 펼쳐지는 여러전시 가운데 가장 처음 열린 전시는 빌바오은행 본점 전시장에서지난해 12월14일 시작된 「고야-스페인 컬렉션전」.
이번 전시에는 마드리드와 세비야.톨레도등 스페인 각지의 미술관.왕궁뿐 아니라 다수의 개인소장가들에게서 빌려 한자리에 모은고야의 유화 작품 45점이 선보이고 있다.
흔히 「고야」라고 하면 두 손을 베개로 삼아 침대에 비스듬히누워있는 여인을 그린 『옷입은 마야』와 『벌거벗은 마야』라는 작품만 떠올리지만 이 전시에는 이와는 전혀 다른 고야의 모습을보여주고 있다.
20세 전후인 1770년에 그린 『자화상』부터 초기에 그린 밝은 풍의 인물화도 포함돼 있지만 우리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후기의 그로테스크한 화풍의 『강간』시리즈 등이 연대순으로 걸려있어 고야 일생을 관통하는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궁정화가 시절 그렸던 귀족들의 인물화와는 완전히 다른 핍박받고 힘없는 자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주고 있다.이번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3월29일부터 6월30일까지 3개월동안 고야의 명작을 한데 모은 대규모 작품전을 연다.이 전시가 끝나면 7월부터 바로 고야의 드로잉작품만을 모은 전시가 시작된다.
또 스페인 국립도서관에서는 고야의 친필문서와 판화작품을 모은전시회가 잡혀있다.이밖에도 산 페르난도 왕립 아카데미에서는 처음으로 고야의 석판화를 공개하는 전시를 연다.
한편 음악부문에서는 고야시대의 스페인음악을 주제로 한 음악회가 오는 19~26일,3월18~25일 열린다.
또 스페인 최고의 작곡가 그라나도스(1867~1916)등 스페인 음악가들이 고야를 주제로 만든 음악작품을 다루는 공연계획도 잡혀있다.생전의 고야 작품에 몰입했던 그라나도스는 고야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피아노 소품곡들을 오페 라곡 『고예스카스(「고야풍으로」라는 뜻)』로 개작해 1916년 1월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했는데 올해 마드리드에서 공연된다. 이외에도 안토니오가 고야의 일생을 소재로 작곡한 오페라 『고야』가 미국 워싱턴에서 막을 올린다.스페인 출신의 세계 최고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최근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워싱턴 오페라단이 올해 정기 시즌 공연으로 선보인다.
서구의 올 한해는 고야의 해가 될 것같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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