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 종목] ① 육상, 탕! 누가 금빛 인간탄환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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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수는 모두 302개, 이 중 47개가 육상에서 나온다. 28개 정식종목 가운데 가장 많다. 올림픽에서도 ‘기본종목 중의 기본’인 육상을 금메달 수로 대접하는 것이다. 육상은 대회 개막 7일째인 8월 15일 시작, 폐막일인 24일 남자 마라톤으로 막을 내린다.

‘꽃 중의 꽃’은 남자 100m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이 종목은 9초7대를 달리며 세계기록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사인 볼트(22)와 아사파 파월(26·이상 자메이카), 타이슨 가이(26) 등 세 명의 ‘인간탄환’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다.

파월-가이의 2파전으로 예상됐던 스프린터 대결은 올해 초 볼트가 가세하며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까지 10초 벽을 뚫지 못했던 볼트는 지난 5월 9초76을 뛰었다. 당시 세계기록(9초74·파월)과 0.02초 차의 역대 2위 기록이었다. 한 달 뒤인 지난달 1일 볼트는 미국 뉴욕에서는 9초72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전문가들은 볼트를 “9초6대에 진입할 가장 유력한 선수”인 동시에 “남자 100m 금메달에도 가장 근접한 선수”로 꼽는다.

볼트 전까지는 파월이었다. 지난해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가이에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한 달 뒤 9초74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파월은 9초7대의 레이스를 가장 많이(5회) 펼쳤다. 기록이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큰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약점이다. 여기에 밀릴 가이가 아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이기도 한 가이는 지난달 말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뒷바람(초속 4.1m)의 덕을 봤지만 9초68의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토해내는 괴력을 보였다. 하지만 200m 선발전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한 게 변수다.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지만 메달 전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북중미 선수들의 잔치인 남자 100m와 달리 남자 110m허들은 동서양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06년 수퍼 그랑프리에서 세계신기록(12초88)을 수립했고, 이어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마저 제패한 중국의 자존심 류샹(중국)은 이 종목 ‘지존’이다. 그의 올림픽 2연패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상황에서 다이론 로블스(21·쿠바)가 등장했다. 로블스는 지난달 13일 체코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대회에서 12초87로 류샹의 종전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로블스는 류샹과 네 차례 대결에서 2승2패를 기록할 만큼 호각세다. 중국인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류샹은 올 시즌 허벅지 부상 탓에 부진했다. 13초18이 시즌 최고기록이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보여준 무서운 막판 역전질주처럼 언제든 뒤집기가 가능하다. 베이징 홈이 이점으로 작용할지, 부담이 될지는 선수의 마음가짐에 달렸다.

한편 ‘트랙의 마라톤’인 남자 1만m는 같은 에티오피아 출신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와 케네니사 베켈레의 대결이 볼거리다. 기록에서는 베켈레(26분17초53)가 게브르셀라시에(26분22초75)보다 앞선다. 하지만 마라톤 세계최고기록(2시간4분26초) 보유자인 게르브셀라시에는 마라톤을 접고 1만m에 전념키로 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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