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수로 용역비 떠맡아-600만불 기탁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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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이 경수로사업을 위한 사전용역비 명목으로 6백만달러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기탁키로 함으로써 한.미.일 3국간에 논란거리가 돼온 중유비용 조달문제는 유럽연합(EU)의 기여를 기다리며▶일본이 일부를 분담하고▶한국은 일 본의 체면을살려주는 선에서 잠정타결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설득을 받아들여 당장 필요한 중유비용(1천2백만달러 예상)을 일본이 부담하되 한국은 다른 명목으로 6백만달러를 냄으로써 급한 불을 끄게 된 것이다.
연간 5천만달러에 달하는 대북 중유공급비용은 원래 미국이 책임지는 것으로 돼 있었다.그러나 미국이 올해 중유비용으로 확보한 예산은 1천9백만달러에 불과하다.그나마 의회의 지출승인 절차에 묶여 오는 4월이후에나 사용이 가능하다.EU 가 KEDO집행이사국 참여를 조건으로 2천만달러를 부담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확정된 액수가 아닌데다 낸다 하더라도 언제부터 돈이 들어올지 막연한 상태다.
그러나 당장 매달 4백만달러가 중유비용으로 필요하다.지난해 10월부터 외상으로 공급한 중유비용의 만기가 도래한데다 당장 2,3월분 공급비용도 없는 형편이다.이에 따라 급전 1천2백만달러 정도를 일본이 부담해달라는 것이 미국의 요청 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핵동결 유지의 중요성에 비춰 일본은 결국 미국의 요청을 수락키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은 앞으로 40억달러 이상에 이르는 경수로비용의 상당부분을 부담해야 하는데다 이미 KEDO운영비와 부지조사비로5백80만달러를 냈다.
반면 중심적 역할을 맡은 한국이 낸 돈은 1백80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를 일본내 여론이 문제삼을 가능성에 대비,일본이 중유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대신 한국은 사전용역비조로 6백만달러를KEDO에 낸다는 것이 3국간 양해사항인 셈이다.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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