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 5월 28일](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5/28/9866f29c-fc4e-4fd9-ad4a-3d0a95d53514.jpg.thumb.jpg/_ir_432x244_/aa.jpg)
통합민주당이 최근 ‘민주당’으로 당명을 개정했다. ‘민주당’으로 정착되기까지의 수난사(史)를 보려면 2003년 9월 열린우리당 창당 때로 되돌아가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의 창당(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헷갈릴 수 있으니 일단 접어두자.
열린우리당은 창당 3년 9개월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창당 이후 당내 지분다툼과 참여정부 실패론 등으로 당이 와해 위기에 몰렸다. 2006년 ‘10ㆍ25 재보선’ 참패를 맞은 열린우리당은 ‘이 간판으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내 친노그룹은 ‘당 사수론’을, 반노ㆍ비노그룹은 ‘당 해체론’을 주장했다. 2007년 2월 김한길 의원이 10여명의 의원을 데리고 탈당하면서 당의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김 의원 등은 5월 중도개혁통합신당을 만들었고 이들은 다시 민주당과 손잡고 6월 통합민주당을 창당했다.
◇중구난방 당명=일부 열린우리당 탈당파와 ‘김한길 그룹’ 등 통합민주당 의원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 선진평화연대와 미래창조연대가 지난해 7월 가칭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11자나 되는 당명은 온갖 설움에 시달려야 했다. 야당에서는 “기찻길당” “줄여서 미신당”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처럼 길다”라고 조롱했다. 당시 창당 준비위 결성식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기찻길 이름이지만 나는 잘 외우고 있다”고 자랑까지 했다. 천정배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현수막에 걸린 당명을 보고서야 더듬더듬 읽을 수 있었다.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은 가칭 대신 7자로 줄인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바꿨다. 그 뒤에도 ‘너무 길다’는 여론을 의식해 ‘민주신당’이라고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대선에 출마할 예비후보 5명을 선출하는 경선 축제가 예정된 가운데 ‘폭탄’이 떨어졌다. 서울 남부지법은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은 민주당과 구별하기 어렵다”며 사용 금지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이 지난달 14일 대통합민주신당을 상대로 낸 유사 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헤쳐 모인 민주당=올해 2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합당에 합의하면서 당명을 통합민주당으로 정했다.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었던 범여권이 4년 2개월 만에 ‘헤쳐모여식’으로 뭉친 셈이다. 야당에서는 ‘대선 한 달여를 남긴 시점에서 민주당으로의 회귀’라고 비난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이때도 당명은 네티즌 사이에서 우스갯소리의 소재로 희화화됐다. “도로열우당 아니죠~ 도로민주당 맞습니다~”라는 개그맨 변기수식 유머가 나돌았고 ‘우린절대민주당이아니당(黨)’이라는 시리즈도 유행했다.
말 많고 탈 많던 ‘민주’ 당명. 왜 되돌아 왔을까.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국민이 많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면서 “전통적으로 민주세력을 대변해 온 민주당으로 당명을 되돌리면 인지도를 높이고 국민에게 당 정체성을 확고히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2000년 11월 새천년민주당 창당
2003년 11월 새천년민주당 천정배 의원 등 탈당 후 열린우리당 창당
2005년 5월 새천년민주당 잔류세력, 민주당으로 개정
2007년 5월 열린우리당 김한길 의원 등 탈당 후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
6월 중도개혁통합신당+일부 민주당 탈당파=통합민주당
7월 열린우리당 일부 탈당파+통합민주당+손학규 선진평화연대+미래창조연대=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
8월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 대통합민주신당으로 개정
2008년 2월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통합민주당
7월 통합민주당, 민주당으로 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