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의 책사랑] 아이들에게 책 읽어줄 땐 ‘오버’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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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블로그 모임인 ‘알라딘 마을’에는 ‘아영이네 작은 책방’이 있다. 운영 성적 10위권에 늘 드는 인기 블로그다. 주인은 아홉살,여섯살짜리 두 딸을 둔 주부 박지랑(35·서울 관악구 신림동·사진)씨.

주부로서는 알라딘 마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 8일까지 498개의 서평과 42개의 권장도서 목록을 올려놓았다. 다른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에서도 ‘rang2533’이라는 ID로 420개의 서평을 띄웠다. 대부분 어린이 책에 대한 글이다. 박씨의 인기 비결은 두 아이를 키우며 얻은 안목을 바탕으로 자녀와 함께 읽은 어린이 책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는 데 있다.

‘시적인 문구가 주는 아늑함, 변화하는 색채를 담은 그림들, 자연을 가족으로 삼은 내용, 이 세 가지가 잘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 그리고 별 아빠, 달 엄마, 산 할아버지, 강 할머니 등 자연과 동물을 가족 간의 호칭으로 정감있게 부르는 것이 광활한 자연과 동물들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줍니다’(‘북쪽 나라 자장가’에 대한 서평)라는 식이다.

박씨는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서점 나들이가 쉽지 않아 인터넷 서점을 자주 이용하게 됐고, 그러면서 정보를 적극적으로 주고 받자는 생각을 했다”고 인터넷 활동 동기를 설명했다. 그리고 “어린이 책을 고를 때는 인터넷에 있는 작가에 대한 정보와 다른 어머니들의 서평이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두 딸이 좋아하는 작가로 정승각·권정생·유애로 ·황선미씨와 코키 폴·윌리엄 스타이크·존 버닝햄·배빗 콜·헬렌 옥스베리 등을 꼽았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책의 원문을 다소 바꿔가면서 소리도 지르고 사투리도 써가며 읽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달에 7∼8권의 책을 사지만 막상 내 책을 고를 때는 늘 주저한다”는 박씨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한겨레신문사)이 최근 본 책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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