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0~50대도 레포츠 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지금 이 나이에 시작하지 않으면 내 평생 이런 레포츠는 영영 못할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신세대들이 즐기는 레포츠에 40,50대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직장에서 죽어라 일만 하다보니 덧없이 흘러간 세월이 못내 아쉬운 듯 신세대보다 더욱 열심이다. 서구.일본에선 「스노보드 세대」란 신조어를 만들 만큼 신세대 레포츠인 스노보드.스노보드계에서도 40,50대의 활약이대단하다.지난해 보더들이 모여 만든 한국스노보드동호인협회의 주멤버들이 의외로 모두 40,50대다.
고문인 박재관(56.사업)씨는 알파인 스노보드 5년 경력의 베테랑.명예회장인 임영기(51.서영건재대표)씨는 대학생 자녀들과 함께 알파인을 즐기는 열성파 스노보더다.이밖에 회장 정규림(47.경희대치대교수)씨,부회장 임춘기(46.삼기 지질대표).
지상학(45.사업)씨도 중고생 이상의 자녀를 둔 가장이면서도 알파인과 프리스타일에 푹빠진 「철없는」 보더들이다.
『스노보드를 시작하고는 골프장에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젊은이들의 의식을 이해할 수 있어 좋고,겨울 레저로 이만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올여름에는 젊은이들과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갈 계획입니다.』 이들은 바쁜 중에도 짬을 내 스키장을 찾는 만큼 신세대보다 더욱 열심이다.또한 경제력이 있어 고가장비를 사들이고 해외출장중에는 레저정보를 수집.연구하는등 오히려 신세대들을가르치며 이끌고 있다.
최근 신세대 여성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승마.막상 승마장에 가보면 10,20대 여성들은 휴일에 잠시 「맛보기 승마」를 즐길 뿐이지만 40대 주부층의 승마열기는 대단하다.
『자식들이 대학입시를 끝내고 나니 더이상 뒷바라지 할 것도 없어 처녀때부터 꼭 하고 싶었던 승마를 시작했습니다.』 매일 용인승마장을 찾는다는 정창희(48)씨의 말이다.그녀는 『사람은마음대로 할 수 없어도 말은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다』며 『승마를 한 이후로 몸은 물론 정신건강이 매우 좋아졌다』고 만족해했다. 경기도 광주 매산리활공장.우리나라 항공스포츠의 메카답게 휴일이면 1천여명의 파일럿들이 몰려든다.대부분 신세대들이려니 생각하고 가보면 의외로 희끗한 머리의 연령층이 많이 눈에 띈다.부인과 아이들까지 데리고 온 사람들도 많아 어떤 클 럽은아예 대형천막을 치고 취사까지 하고 있다.
날개클럽 윤청회장은 『2,3년전부터 40,50대가 많이 찾아오더니 최근에는 10대나 20대를 압도하고 있다』며 『신세대들이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하는데 비해 책임감도 강하고,경제력도 있어 클럽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 다.
장비를 사지 않고 렌털만 하려는 젊은층에 비해 이들은 1백50만원대의 패러글라이더를 직접 구입하고 전문서적을 탐독하는 등적극적이라는 것.윤회장은 요즘 학생층의 신규회원 가입을 꺼릴 만큼 클럽을 아예 중년층 위주로 끌고가려는 생각 을 갖고 있다. 스쿠버다이빙의 경우 우리나라 다이빙 자격증 소지자 10만명중 40,50대가 40%에 이르러 10,20대(20%)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수중스포츠에서도 40,50대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순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