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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신나는 버디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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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내 공 어디 갔나
(왼쪽부터) 5번 홀에서 티샷이 수풀 속으로 들어가자 타이거 우즈가 골프채로 수풀을 헤치면서 공을 찾고 있다. 공을 발견한 우즈가 수풀 속으로 들어가 공을 겨우 쳐낸 후 밖으로 나오고 있다. 우즈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오거스타 AP=연합]

버디-버디-버디, 또 버디.

최경주(34.슈페리어)가 4홀 연속 '버디 파티'를 벌였다.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6634m)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마스터스 대회 1라운드에서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 5,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콜린 몽고메리(영국).찰스 하웰3세(미국)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 핀 위치마저 까다로워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선수는 14명에 불과했다.

최경주는 12번 홀(파3)에서 7m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지만 이때까지는 샷이 들쭉날쭉했다. 2오버파로 중위권. 그러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굵은 소나기로 인해 2시간5분간 중단됐다가 재개된 뒤 정교한 샷이 살아났다. 악천후가 도움을 준 셈이었다.

13번 홀(파5)에서 최경주는 두번째 샷을 컵 4m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이글 퍼트가 빗나간 것이 아쉬웠다. 14번 홀(파4)에선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 왼쪽 나무 밑으로 들어갔으나 멋진 드로샷(왼쪽으로 휘는 구질)으로 공을 컵 30㎝에 붙여 버디로 연결시켰다. 15번 홀(파5)에서도 여유있게 버디를 추가, 언더파 대열에 합류했다.

최경주는 "초반에는 지난해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전반 9홀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1오버파만 쳐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10일 벌어진 2라운드 초반 2.3.5번 홀에서 버디를 잡는 등 6번 홀까지 3타를 줄였다.

저스틴 로즈(영국)가 5언더파(버디 6, 보기 1) 67타로 단독선두에 나섰고, 크리스 디마르코와 제이 하스(이상 미국)가 3언더파로 공동 2위였다.

네번째 우승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일몰로 경기가 중단된 14번 홀까지 버디를 한개도 잡지 못하고 4오버파를 기록했다. 우즈는 다음날 속개된 경기에서 15번 홀 버디를 잡아 3오버파로 1라운드를 끝냈다. 93명의 출전 선수 중 폭우로 경기가 지연되는 바람에 1라운드를 끝내지 못한 18명은 2라운드에 앞서 잔여 경기를 치렀다.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는 1라운드에서 무려 10오버파를 기록했다. 특히 최경주가 버디를 잡은 12번 홀(파3.142m)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퀸튜플(Quintuple)보기를 범했다. 파3홀에서 8타를 쳤다는 뜻이다. 티샷이 '래의 개울(Rae's Creek)'에 빠지면서 악몽은 시작됐다. 워터 해저드 주변에 드롭한 뒤 세번째 샷을 했으나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샌드웨지로 벙커 탈출을 시도했으나 공은 다시 제자리. 5타째에 간신히 벙커를 탈출했지만 공은 그린 옆 러프로 향했다. 6타 만에 온그린에 성공한 뒤 2퍼트.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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