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빈곤퇴치의해>5.가난과 환경파괴-아프리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빈곤과 환경파괴는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악순환의 톱니바퀴와 같다.후진사회의 극빈자들은 화전(火田)을 일구거나 땔감을 구하기 위해 아무런 죄책감없이 자연을 파괴한다.그렇게 파괴된 자연은 그들을 더욱 빈곤하게 한다.비단 화전과 땔감확 보 때문만은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1초에 6천~8천평방의 숲이,해마다남한 크기와 맞먹는 10만평방㎞의 거대한 삼림이 회복불가능한 불모지로 변하고 있다.환경파괴는 매년 1천만명이상의 환경난민을양산하고 있다.지구의 사막화는 빈 곤을 심화시킴은 물론 인류의생존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
[편집자註] 키부호(湖)와 해발 4천5백50의 카리슴비산(山)을 끼고 있어 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답고 풍부한 자연환경을 갖추었다는 자이르의 고마.
이곳은 씨만 뿌리면 자란다는 토양과 기후 덕택에 자이르 대통령의 별장이 있고 유럽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들던 세계적인 휴양지였다.그러나 고마 외곽에 카탈레.키붐바등 대규모 난민촌 다섯곳이 들어서 난민 70여만명이 거주한지 1년반이 지나면서 울창하던 삼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저녁 무렵이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머리에 한다발씩의 땔감을 이고 귀가하는 긴 행렬이 어김없이 이어진다.난민들이 연료용장작을 벌채해 가져가는 것이다.때문에 난민촌 주변은 이미 허허벌판으로 변한지 오래고 훼손 부위는 점점 확대되 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고마지부의 제라르 비귀 담당관은 『자이르정부가 무장경비를 배치했지만 목숨을 걸고 나무해가는 난민들 앞에는 역부족』이라며 『식량과 함께 땔감용 석탄을 공급하지 않으면 이 지역은 완전 폐허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자이르의 사막화는 매년 서울시면적의 10배 가까운 5천8백80평방㎞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세계은행(IBRD)에 따르면 벌목주기가 새 나무가 자라는 주기보다 30배나 빨라 해마다 아프리카 삼림 7백만평방㎞의 0 .5%인 3.7만평방㎞씩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리카사막화의 주요인은 인구폭증.금세기초까지 1억명도 안됐던 이 지역은 90년 5억명으로,다시 20년후인 2010년에는무려 두배로 불어난 1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마(자이르)=고대훈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