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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에겐 ‘킬러’ 불우이웃에겐 ‘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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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찰의 꽃은 역시 ‘범인을 잡는’ 수사·형사 분야입니다. 이곳에서 여경이 꼭 필요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습니다.”

1일 경찰청에서 열린 여경 창설 62주년 기념식에서 ‘으뜸 여경대상’을 수상한 경남 김해경찰서 이경민(31·여·사진) 경사. 검거실적을 비롯한 업무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최우수 여성 수사관에 뽑힌 그는 별명이 ‘성폭력범 킬러’다. 지난 2년 동안 붙잡은 성폭력사범이 모두 203명, 구속자만 43명에 이른다.

이 경사는 2000년 12월 경찰에 투신했다. 부경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애초 교사를 꿈꿨다. 그러나 졸업을 앞두고 ‘경찰은 어떠냐’는 아버지의 권유를 받고 결심을 바꿨다. 아버지 역시 30년간 일선에서 뛰었던 경찰관이었다. 파출소 순경으로 근무하던 그는 2002년 9월 김해경찰서 형사과로 자리를 옮겼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은 의욕과 꼼꼼한 여성 특유의 일솜씨를 눈여겨본 선배 형사들의 추천 때문이었다. ‘범인 잡는 경찰’이 꿈이었던 그는 혼쾌히 승낙했다.

김해경찰서의 첫 여형사였던 그는 2006년 3월 김해서 강력팀에 신설된 ‘성폭력 전담반’으로 소속을 옮겼다. 지난해 3월 7차례에 걸쳐 성폭력과 감금을 일삼았던 범인을 수십 일간의 탐문 수사끝에 붙잡는 등 숱한 강력 사건을 해결했다. 이 경사는 검도·유도 유단자인 동시에 경남경찰청 사격대회(2006년)에서 우수상을 수상할 만큼 사격에도 능숙하다.

경찰관들로 결성된 록밴드 ‘G-Police’에서 리드보컬로 활약중인 그는 틈틈이 지역 요양원을 방문, 음악을 통한 자원봉사에도 열심이다. 이날 기념식에서도 수상 소감을 대신해 ‘거위의 꿈’을 불렀다.

이 경사는 “성폭행·강도를 일삼던 가출 10대가 교도소에서 ‘좋은 누나로 대해줘 고맙다. 바르게 살겠다’는 편지를 보내 뿌듯했다”며 “앞으로도 피해자에게는 물론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가해자에게도 마음을 열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경찰관 중 여성은 5641명(5.8%)이다. 여자 경찰과의 18.3%인 1030명이 형사 업무에 몸담고 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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