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 원격진료 싸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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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원격진료(텔레메디신)시스템의 도입으로 미국 의료계가 큰 변화를 맞을 조짐이다.
대도시 큰 병원의 의사들은 첨단통신기술을 이용해 환자를 직접보지않고도 환자의 심장이나 혈액을 분석하고 태아의 상태를 진단하기도 한다.
이렇게 편리한 원격진료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우선 보험회사들이 보험적용에 대해 난색을 표 시하고 있고 법조인들은 오진이나 사생활침해등을 우려하고 있다.의료행위가 어디서 이뤄졌는지에 대한 구별도 어려운 문제다.또 많은 내과의사들은 자신의 영역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
미국 텍사스.오클라호마.사우스다코다.네바다등 4개주는 타주출신 의사의 진료를 금지하고 있고 이런 진료제한은 앞으로 20개주 이상으로 확대될 움직임이다.결국 원격진료는 이런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텍사스주의 한 공무원은 『사 이비 진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이런 제한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의사들은 다른 생각이다.새 기술도입으로 크고 시설좋은 대도시 병원들과 경쟁하게 될 것을 걱정한다.머지않아 대형병원들이 자신들을 쫓아내고 의료계의 월마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원격진료도 중간유통과정을 크게 줄인 일종의 전자상거래(EC)다.의사들은 EC에 거부감을 갖는 첫 전문가계층이 되는 셈이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원격진료는 기술상의 문제는 없으나 사회경제적 장벽을 넘어서는 데 20년이상 걸릴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보고있다.그러나 원격진료 지지자들은 주(州)의사협회가 유능한 의사들이 다른 주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그들은 또 원격진료가 의료시설을 향상시키고 의사들간 경쟁을 가져와 의료서비스가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미국내에서는 현재 50여개의 원격진료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원격진료시설을 갖추는데는 5만달러정도 들지만 기술향상으로 절반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또 무선이나 광케이블로 대량의 의료정보를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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