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값 50%인상 논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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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년만에 처음으로 물건 값을 50% 올린 제조업체」.이에대해 「50%씩이나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못마땅해 하는 물가 당국.현명한 소비자라면 어느 쪽에 문제가 있다고 볼 까.
「초코파이 값」을 둘러싼 정부와 제과업체간 줄■ 리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동양제과가 지난 20년동안 단 한번도 올리지 않았던 초코파이 값을 15일부터 1백원에서 1백50원으로 50% 올리는 대신 무게를 31에서 38으로 늘리면서 시작됐다.물가당국이 즉각 『너무 심하지 않느냐』며 값을 1백 30원선으로조정하도록 「행정지도」하고 나선 것.사정은 이해하지만 대표적 과자류인 초코파이 값은 다른 물가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는 것이 재정경제원의 논리다.
그러나 동양제과측은 그동안의 물가 오름세를 감안하면 「20년만에 50% 인상」은 절대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올린 가격을 다시 낮출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맞섰다.
결국 줄다리기 끝에 동양제과측이 값은 1백50원을 유지하되 초코파이 무게를 22일부터 41으로 더 늘리겠다며 한발 물러섰다.물가 당국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초코파이의 소비자 물가지수 가중치가 1천분의 0.6으로 이삿짐 운송료(0.
6),선풍기(0.6),세탁비누(0.7)등과 비슷할 정도로 높기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모든 분야가 자율화되고 있는 데물가 관리는 거꾸로 움직이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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