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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키드' 박인비 여자 US오픈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세리(31)의 ‘맨발의 투혼’ 10년 만에 여자 US오픈에서 박세리 키드가 우승했다.

1998년 박세리의 이 대회 우승에 자극 받아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박인비(20)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메디나의 인터라켄 골프장(파73)에서 끝난 여자 US오픈 최종라운드에서 2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로 우승했다.

청출어람이다. 박인비의 우승은 박세리 보다 빠르다. 1998년 당시 박세리는 만 20세9개월에 우승했는데 박인비는 만 19세 11개월만에 우승했다. 박인비는 여자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의 사상 첫 10대 챔피언으로 기록됐다.

다른 박세리 키드의 활약도 좋았다. 박인비와 88년생 동갑나기로 주니어 시절 치열한 대결을 펼쳤던 김인경과 안젤라 박이 나란히 4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신지애와 최나연은 2오버파 19위, 김송희는 3오버파 24위, 오지영은 5오버파 31위, 민나온은 7오버파 42위를 기록했다. 한국 여자 골프의 무서운 아이들인 88년 생 선수들이 42위까지 8명이 들었다.

정작 박세리는 2라운드까지 8오버파로 컷탈락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 후배들이 내 몫까지 잘해 줬으면 좋겠고 앞으로 대회가 많이 남아 있으니 나도 더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했다.

다른 한국 선수 중에선 김미현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미현은 유도 스타 이원희의 응원 속에 3언더파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이지영은 이븐파 13위, 장정은 2오버파 19위다.
박인비는 출발부터 좋았다. 첫 홀에서 약 15m 거리에서 친 칩샷이 들어가 그대로 홀에 들어가 버디를 잡았다. 2번 홀에서 버디. 챔피언조인 스테이시 루이스와 폴라 크리머가 2번 홀에서 모두 더블 보기를 하는 바람에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박인비는 6번 홀과 8번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11번 홀과 13번 홀의 버디로 만회했다. 13번 홀까지 9언더파였는데 챔피언조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통에 2위와 4타 차가 났다. 박인비는 이후 별 위기 없이 여유있게 우승했다.

4라운드를 9언더파 선두로 출발한 루이스는 5타를 잃어 4언더파 공동 3위로 경기를 끝냈다. 1타 차 2위로 출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크리머도 5타를 잃어 3언더파 공동 6위가 됐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안니카 소렌스탐은 18번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대로 홀인, 이글을 잡아 갤러리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소렌스탐은 1995년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달리 인연이 많았던 이 대회의 마지막 출전, 마지막 홀에서 멋진 끝내기를 했다. 그러나 6오버파를 쳐 3오버파 24위를 기록했다. 로레나 오초아는 5오버파 31위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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