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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DVD 내놓은 브래드 버드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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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 브래드 버드 감독이 픽사 스튜디오 로비에 세워진 거대한 "인크레더블" 캐릭터들 사이에서 포즈를 취했다.

브래드 버드. 아직은 낯선 이 이름을 올해 유난히 들을 일이 많을 것 같다. 버드는 한국에서 출시(20일) 3주 전부터 DVD판매순위 1위에 오른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의 감독이다. 그의 첫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1999)는 28일 시작하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다. 게다가 그는 우리에게 친숙한 TV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첫회부터 여덟번째 시즌까지를 책임진 유명 TV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기도 하다.

'인크레더블'로 올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그를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애머리빌 픽사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인크레더블'은 가정을 이뤄 평범하게 살던 수퍼 히어로(영웅)가 컴백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린 작품. 버드의 상상력과 픽사의 기술력이 역사상 가장 정교한 3D애니메이션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떻게 애니메이션에 빠지게 됐나.

"11살 때 극장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정글북'을 봤다. 팬더가 움직이는 게 부자연스럽더라. 누군가 이걸 고쳐야겠는데, 라고 생각하다 내가 직접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몇 주 뒤 부모님이 사주신 8mm카메라로 애니메이션을 찍기 시작했다. 그림은 3살 때부터 그렸다. 잘 그리지는 못했지만 연결되는 장면을 연속적으로 그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그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시도를 한 것이다."

-전주영화제에 선보일 '아이언 자이언트'는 어떤 영화인가.

"냉전시대인 1950년대 말을 배경으로 한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인크레더블'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DNA를 공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당시 작업했던 한국인 애니메이터 피터 손 등 핵심멤버 15명은 나와 함께 픽사로 옮겨 '인크레더블'도 함께 만들었다."

-직접 스튜디오를 차리거나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왜 픽사를 택했나.

"'아이언 자이언트'를 작업할 당시엔 내 에너지의 1/3을 나머지 2/3, 그러니까 내 비전을 방어하는 데 썼다. 하지만 '인크레더블'에선 에너지의 100%를 영화에만 쏟아 부었다. 픽사 부사장이자 총제작자인 존 레스터가 절친한 친구이고, 픽사의 설립자 스티브 잡스를 평소 존경했다. 픽사는 기술력이 뛰어난 데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위대하다. 바로 그런 점이 나와 잘 맞았다. 내 에너지를 총동원하지 않았다면 '인크레더블'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DVD에는 막내 잭잭의 초능력이 나오는 '잭잭의 공격'등 영화에 없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운 장면은 없나. 또 에드나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직접 하던데.

"2% 부족하다고 불만이 있을 수 없다. 만족한다. 그리고 목소리 연기는 우연히 그렇게 됐다. 어느 캐릭터나 배우들이 진짜로 더빙하기 전에 픽사 직원들이 임시로 목소리 녹음을 한다. 에드나도 그렇게 시작했는데 다들 내 목소리가 어울린다고 해서 바꾸지 않았다."

-차기작은 무엇인가.

"내게는 평생 써도 고갈되지 않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구체적인 구상은 있지만 아직은 비밀이다."

애머리빌(미 캘리포니아주)

픽사 스튜디오=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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