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내린 일본 사회당 5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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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 사회당이 19일 50년역사를 마감했다.사회당은 45년 11월 무산(無産)정당 각파가 결집,사회민주주의정당으로 출발했다.그후 좌.우파간 대립과 분열을 거듭했으나 55년 자민당창당으로 일본정치가 보-혁(保-革)구도를 갖추면서 혁 신진영의 대표정당역할을 맡아왔다.하지만 당세(黨勢)는 장기적으로 침체를 거듭했다.특히 소련.동유럽 사회주의권 붕괴이후 세력이 크게 위축됐다. 93년 총선은 사회당몰락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의석수가 절반으로 줄었을 뿐 아니라 득표율마저 90년 24.4%에서15.4%로 떨어지면서 당 기본노선에 대한 개혁주장이 대두했다.사회당은 당 노선을「현실노선」으로 바꾸면서 기존의 입 장을 전면부정하는 길을 택했다.94년 6월 자민당과 손잡고 연립정권을 세운데 이어 9월 자위대 합헌(合憲),히노마루와 기미가요.
원자력발전 인정,그리고 미-일(美-日)안보조약견지를 결정함으로써 4대 기본정책을 포기했다.
현재 사회당은 신당 사키가케와 통합을 추진중이다.그러나 사키가케 내부에 합당반대세력이 만만치 않고,사회당내에서도 완전한 탈바꿈을 요구하는 중도우파와 과거노선에 미련을 가진 좌파가 대립하고 있다.
일본정치는 이제 과거의 보-혁구도에서 벗어나 자민.신진 2대보수정당이 양립(兩立)하는 미국식 정치구도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같은 변화는 주변국들과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한예로 한-일간 현안인 과거사문제에서 사회당은 비교적 수용적(受容的)태도를 보여왔음에 반해,보수정당들은 억지와 강변으로 일관해 왔다.대북(對北)수교.2백해리 경제수역협상에서도 큰 변화가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선 지금은 일본의 정치변화를 예의주시하고,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수립이 요구되는 시점(時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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