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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경찰이 시민 납치시도했다? 경찰 "강력팀장 시위대에게 구타 당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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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합차에 타고 있던 사복 경찰이 촛불집회 참가자를 납치하려 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오히려 불법 폭력시위자를 체포하려던 남대문경찰서 소속 강력팀장이 시위대에게 폭행당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방송 칼라TV에 생중계 된 서울 남대문경찰서 오모 강력1팀장의 모습. 시위대에게 폭행당해 이가 부러졌다며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건이 일어난 것은 27일 새벽 0시 50분경 서울 세종로에 위치한 코리아나 호텔 근처에서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agora.media.daum.net)에 올려진 글에 따르면 승합차에서 내린 4명의 사복 경찰은 인도에 앉아있던 촛불집회 참가자를 불법 연행하려고 했다. 이 현장을 목격한 다른 시민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3명의 사복 경찰이 자리를 떴다. 남은 1명의 경찰은 시위대와의 몸싸움에서 부상을 당했고, "이가 부러졌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이 사건 현장을 보도하던 인터넷TV에도 생중계됐다. 한 네티즌(ID 아회재백야)은 "아무 고지도 없이 시위대의 뒷줄에서 쉬고 있는 분을, 그것도 인도 위에 앉아 계신 분을 무작정 실어가는 이 나라 사복 경찰을 규탄하고 싶다"며 "우리에게 잡히고 나서 사람들이 자신을 때렸다고 이빨이 빠졌으니 치료비를 변상하라느니 한 사복 경찰, (뭐하는 분인지)참 궁금하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해당 사건을 두고 일부에서는 경찰이 시위에 참가한 시민의 얼굴을 기억해두고 미행하다가 연행을 시도했다, 조선일보의 기물파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시민들을 불법연행했다는 등의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에서는 오히려 시위대에게 경찰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승합차를 타고 시위 현장에 출동해 있던 강력 1팀 소속 형사 4명이 나무를 뽑고 쓰레기를 투척한 후 근처에 세워져있던 오토바이를 훔쳐서 달아나려고 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궁지에 몰린 시위 참가자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질렀고 근처에 있던 시위대가 몰려와 형사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3명의 형사들은 자리를 떠 경찰서 측에 상황을 보고했고 오모 강력1팀장은 시위대에 둘러싸여 약 30분간 고립됐다. 지시를 받은 전경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오 팀장을 구출해냈지만 오 팀장은 타박상이 심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행위를 저지른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려는 경찰이 오히려 구타를 당했다"며 "처음 쓰레기를 투척하고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려고 했던 시위 참가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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