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전문경매회사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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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정기적인 경매를 통해 미술작품 가격을 결정하는 본격적인 경매회사가 올해중 국내 처음으로 세워진다.
화랑협회는 97년 미술관업 전면개방에 대비,국내미술시장 가격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매회사 설립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로 다음달 27일 화랑협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21세기를 향한 미술시장의 준비』라는 세미나를 연다.
여기에서 지금까지 국내 미술품 가격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대안으로 경매회사 설립문제를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유럽등 외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는 경매제도는 작가나화랑이 가격결정에 개입할 수 없고 순전히 작품을 사는 소비자들의 평가에 따라 가격이 결정돼 작품가격에 어느 정도 객관성이 부여된다.
국내 미술계는 지금까지 대부분 작가가 직접 작품가격을 결정해왔기 때문에 작품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잣대를 가진 외국 화랑들이 국내 미술시장에 진출하면 왜곡된 가격구조를 가진 국내 화랑 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세계 2대 경매회사인 소더비.크리스티 두 회사가 모두 들어와 있다.국내 미술계의 반발로 아직까지는 국내경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경매를 시작할 적절한 시기를 재고 있다.
화랑협회 권상릉회장은 『100여개 화랑이 중심이 돼 올해안에경매회사를 세울 생각』이라면서 『이 회사가 생기면 우리 미술시장의 가격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미술품 가격에 객관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화랑 박명자 사장은 『본격적인 경매제도가 시작되면 당장은고가에 작품을 팔아온 화랑이나 작가 모두 큰 어려움을 겪겠지만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앞으로의 미술계를 위해 더 좋은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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