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편 "오해"출간 원재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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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삶의 여유,사고의 여유가 없는 도시인들은 낯선 이를 만나면서둘러 그에 대한 판단을 마치려 합니다.독선은 그런 서두름에서생겨나며 그 결과는 오해입니다.상대에 대한 빈약한 애정이나 섣부른 증오 말이지요.이번 소설은 독선 또는 독 선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시민의 심리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원재길(37)씨의 신작 장편 『오해』(민음사)는 독선적인 시선이 어떻게 자신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의 삶을 파멸시키는가를 해학적으로 그려나간다.
소설은 도시생활에 지친 한쌍의 부부가 근교의 전원주택으로 이사가 이웃들과 빚어내는 마찰과 오해를 당사자 모두의 심리를 살펴가며 서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마음과 그 움직임을 중심으로 소설을 진행하는 이 기법을 「심리 사실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남자는 우연한 사건으로 옆집 여자와 불륜에 빠질 뻔하지만 그것을 그 여자의 「계획된 음탕함」이라고 생각한다.또 그의 아내는 신경쇠약에 걸린 가겟집 청년을 이유없이 미워하고 의심한다. 작가는 『도시생활을 통해 마음 깊은 곳에 쌓인 독선적이고 공격적인 속성을 고치지 않고 몸담을 장소만 바꾸려는 생각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주목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웃간의 대화단절,청소년 가출문제등 시정의 관심들을 종합적으로 다룬 이 소설은 독선이 빚어내는 비극적 상황을 한편의 동화를 보는듯이 부담없고 해학적인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작가는 『도시에서의 삶이 더 좋다거나 그 반대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어떤 사회든 독선을 피하고 서로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 이 소설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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