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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남평읍에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나주시는 일제 강점기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에 곡을 붙인 월북 음악가 안성현(1920~2006)씨를 기리는 노래비를 지석강 변에 건립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에는 ‘엄마야 누나야 노래연구회’ 등이 참여하며, 3000만원을 들여 10월 말까지 노래비를 세운다.

노래비 건립 장소는 안씨의 고향인 남평읍 지석강 모래밭으로 치수사업에 따라 산책로와 수변공원 등이 함께 조성되고 있다.

남평읍 주민들은 올해 초 시정보고회 자리에서 “안씨의 음악세계를 재조명해야 한다”며 “‘엄마야 누나야’는 안씨가 고향 지석강 솔밭 백사장을 연상하면서 민족의 광복을 희망한 노래인 만큼 모티브를 제공한 장소에 노래비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안씨는 일본 도쿄(東京) 동방음악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한 뒤 광주사범학교·조선대·전남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고 음악활동을 했다. ‘부용산’ ‘진달래’ ‘내고향’ 등을 작곡했다. 목포 항도여중에서 근무하던 1948년에 작곡해 애창됐던 ‘부용산’은 월북 인사가 작곡하고 빨치산들이 많이 불렀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묶이기도 했다.

무용가 최승희씨 남편의 조카이기도 한 안씨는 한국전쟁 당시 최씨와 함께 월북, 그 동안 북한에서 행적이 거의 알려지지 않다가 2006년 4월 86세로 타계 사실이 확인된 뒤 재조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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