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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영어경시 최우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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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수재들의 공부 비법은 뭘까. 엄마들은 자녀의 영어 학습을 어떻게 도왔을까. 지난 16일, 1만 500여명의 중학생이 참여한 ‘제2회 고양시 영어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쥔 박주연(무원중 3년)·정혜정(백마중 2년)양과 두 학생의 어머니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독서 재미 붙이게
쉬운책부터 읽고
점차 수준 높여야


  지난달 치러진 2회 대회는 작년에 비해 수준이 높았다. 외국생활을 수년 씩 경험한 학생들도 토론과 에세이에 애를 먹었다. 작년 대회가 지역 내에서 인기를 끌자 학원들은 이 시험을 대비한 강좌를 열기도 했다. 이를 눈치 챈 교육청은 허를 찔렀다. 1회 때와는 전혀 다른 패턴과 수준의 문제가 나왔다.
  시험은 1년 이상 해외생활을 한 ‘국외그룹’과 1년 미만인 ‘국내그룹’으로 나눠 치러졌다. 1만 명이 넘는 응시생이 몰린 예선을 통과한 학생들은 그룹별 40명. 본선은 토익·토플형식의 읽기와 쓰기, 듣기를 평가한 1차 시험과 에세이와 그룹 토론을 평가한 2차로 나눠 치러졌다.
  국외그룹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혜정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5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했다. 이 기간동안 생활을 통해 자연스레 익힌 회화와 미국 학교의 토론식 수업이 탄탄한 기반이 됐다.
  정양은 “미국에 있을 때 몸에 밴 토론식 수업이 영어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 돌아오자 인원이 많고 주입식이 주를 이루는 수업에 적응키가 힘들었다. 정양은 아예 미국 교과대로 강의를 진행하는 학원을 다니며 영어인증시험을 준비했다. 지난 가을 처음 치른 iBT에선 112점을 받았다. 영어는 자신이 붙었지만 다른 과목이 문제였다. 한국어가 서툰 것도 발목을 잡았다. 정양이 생각해낸 대안은 인터넷 강의였다. 정양은 “학교나 학원에선 선생님 설명을 따라가기도 힘들었다”며 “인강은 돌려보기나 다시보기가 가능해 나 같은 리터니들에게 알맞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예 학원은 다니지 않고 스스로 짠 시간계획에 따라 인강과 복습으로만 공부하고 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3~4시간 타 과목 복습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영어공부에 쓴다”며 “오답노트를 만들고 문제집으로 토플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상식이 풍부해야하는 시험유형에 적응키 위해 정양의 어머니 김수미(40·일산동구 풍동)씨는 독서와 뉴스를 권했다. 김씨는 “아이의 컴퓨터 인터넷 메인화면을 CNN홈페이지로 설정하고 헤드라인이라도 꼭 읽고 인터넷을 사용케 했다”며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권하고 읽은 책은 꼭 독후감을 쓰게 한 게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정양이 권하는 영어공부법도 독서다. 정양은 “(영어)동화 같은 쉬운 책부터 시작해 재미를 붙이고 점차 수준을 높여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양의 장래희망은 작가나 변호사. 정양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좋아 작가가 꿈”이라며 “이주민이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소수민족의 차별에 대한 토론과 신문기사를 접하면서 변호사의 꿈도 키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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