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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일본에서 건너온 ‘하주’와 ‘하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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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화물연대 파업과 함께 ‘화주’란 말이 지면에 자주 오르내렸다. 한국하주협의회·하주사무국 등 관련 단체의 발언이 기사에 인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 단체명이 거론될 때마다 사람들의 궁금증도 커져 갔다.

“‘화주’ 관련 단체인데 왜 한국화주협의회·화주사무국으로 부르지 않고 한국하주협의회·하주사무국이라고 할까? ‘하주’와 ‘화주’는 같은 말인가?”

엄밀히 따지면 두 낱말의 뜻은 다르다. ‘하주(荷主)’는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꾸려 놓은 물건인 하물(荷物)의 주인을 일컫는다. ‘화주(貨主)’는 운반할 수 있는 유형의 재화나 물품을 통틀어 이르는 화물(貨物)의 임자를 가리킨다. ‘화주/화물’이 ‘하주/하물’보다 좀 더 넓은 개념으로 쓰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선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국어사전에선 ‘하물’은 ‘짐’, ‘하주’는 ‘짐 임자’ 또는 ‘화주’로 순화해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본에선 짐 임자를 ‘하주(荷主·にぬし)’, 짐을 ‘하물(荷物·にもつ)’이라고 하는데 이를 그대로 읽은 일본식 한자어이기 때문이다. ‘수하물(手荷物)’도 마찬가지로 ‘손짐’으로 순화해 쓰는 게 좋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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