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예술의 전당서 '괴물 피카소-그 신화와 전설'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영국의 문화비평가 존 버거는 20세기의 신화가 되다시피한 피카소를 가리켜 그의 성공의 절반은 상업적 성공이라며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카소는 국내 뿐아니라 그가 활동했던 서구에서도 여전히 천재의 신화속에 둘러싸여 있는 화가다.
70년대 이래 국내에서는 두번째인 대규모 피카소전이 열리고있다. 지난 6일부터 2월16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열리는 「괴물 피카소-그 신화와 전설」전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피카소작품들은 일본 하코네(箱根) 「조각의 숲」안에 있는 피카소미술관 소장품 145점이다.
하코네 피카소미술관은 스페인 마드리드.바르셀로나의 피카소미술관과 파리 피카소미술관에 이어 전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이 피카소작품을 소장한 곳.
이곳의 특징은 그가 성공한 이후에도 쉬지않고 작업한 작품들,예컨대 타피스트리.유리작품.금속공예.도자기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은데 있다.
피카소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이미 6세때 화가였던 아버지를 탄식끝에 붓을 놓게 했을 정도로 그림의 천재다.그는 20대초반 파리로 건너와 에콜 드 파리파의 한사람으로 활동하면서 브라크등과 함께 입체파를 창시했다.
국내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입체파의 데포르마시옹에서 시작된 파격과 혁신이 그 어떤 장르에서도 여실히 발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가운데는 『줄무늬셔츠를 입은 남자』를 비롯해 18개의 판화시리즈 『신부 재클린의 초상』등이 포함돼있다.
피카소그림이 절반은 실패라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은 그의 성공의 절반이 철저하게 대중성에 뿌리두고 있기때문. 어렵지 않은 그의 작품은 기발한 발상으로 단순하고 천진한 선과 면이 놀랄만한 예술작품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서울전을 마치고 부산(2월23~3월16일).대구(3월20~4월10일)에서 순회전시될 예정이다.
윤철규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