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미국 IDG社 '출판제국' 구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외국인의 신문발행이 법적으로 금지된 중국에서 컴퓨터 분야의 신문과 잡지를 외국회사가 펴낸다면 약간 의아스러울 것이다.미국보스턴에 본부를 둔 출판재벌인 IDG그룹.세계 68개국에서 기술전문 잡지와 신문을 250종이나 발행하는 이 회사는 중국 정부가 외국인의 신문발간을 금지하기 전인 90년 일찌감치 중국에진출,여러가지 난관을 헤치고 중국 최고의 「출판제국」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IDG사가 중국에서 발행하는 전문 잡지와 신문은 『차이나 컴퓨터월드』등 12종.15년전 12만5,000달러로 문을 연 IDG의 베이징(北京)지사도 중국의 다른 신문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4면짜리 타블로이드판을 발행했다.
그후 성장을 거듭,지금은 직원 350여명에 4,000만달러의연수익을 자랑한다.
이 회사가 발행하는 12개 매체의 총 발행부수는 월 120만부.당기관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신문이 4면에서 8면 정도인 풍토에서 이 회사의 간판신문인 『차이나 컴퓨터월드』는 자그마치 270여면으로 정보량 면에서도 중국 최고를 자랑한 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여러가지 규제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고 불평하지만 IDG가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전문출판 분야만은아직도 미개척지나 다름없다.현재 전화기를 보유한 가구가 3.2%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기술수준이 낙후한 상태 에서도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중국정부가 전화회선 1억회선을 목표로 잡고 있는 2000년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IDG의 시장점유율은 컴퓨터 출판이 80%, 컴퓨터 광고가 90%에 이른다.지금도 중국의 컴퓨터 산업은 매년 30~5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IDG의 장래는 상당히 밝다.최근에는 광둥(廣東)성의 은행가들이 보스턴으로 ID G 패트릭 맥거번 회장을 방문,광둥성에 새로운 신문을 창간하도록 설득을 벌이기도 했다.
맥거번 회장이 중국내 컴퓨터잡지 출판을 떠올린 것은 중국과 미국의 국교가 정상화되기 8개월전인 1978년 4월.모스크바의컴퓨터쇼에 초청받았던 그는 모스크바 직항편 대신 베이징 경유 비행기를 택했다.통과여객 자격으로 베이징의 서점 을 둘러보던 그는 서점이 발디딜 틈없이 붐비는데도 그럴듯한 컴퓨터 잡지가 1종도 없다는데 착안했다고 한다.
정명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