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18호매장 방학점 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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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가게 방학점 2층 ‘어린이 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그림책을 보고 있다. [조용철 기자]

초등학교 1학년 세경이(8)는 아름다운 가게 방학점 2층에 올라서자마자 안쪽의 '미니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1만여권의 동화책.그림책.위인전 가운데 동화책을 꺼내들고 책상에 앉아 읽기 시작하자 엄마 권경미(36.서울 도봉구 방학동)씨는 1층으로 내려갔다. 아이 옷과 장난감.주방용품 등을 둘러본 뒤 십자수를 놓을 수 있는 수예용품을 골랐다.

權씨는 "요즘 아이들 책이 한 권에 1만원을 웃도는데 이곳에서는 한 권에 3000~4000원"이라며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마음 놓고 물건을 고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아름다운 가게(공동대표 박성준.손숙)가 도봉구 방학동에 18번째 매장을 열었다. 세경이와 엄마처럼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공간이다.

방학점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단독 건물에 재활용 가게와 어린이 도서관, 환경 배움터 등이 들어선 초대형 매장이다. 교육전문기업 웅진닷컴(대표 김준희)이 공간과 인테리어 비용, 책과 잡지 8000여권을 기부했다.

매장 1층은 어린이와 어른 옷.신발을 비롯해 장난감.아동용품.주방용품.소형 가전제품 등 시민들의 기증품으로 운영하는 재활용 가게다.

2층은 웅진닷컴과 일반 시민들이 기증한 책.컴퓨터.장난감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미니 도서관'으로 꾸며졌다. 위인전.역사물.백과사전 등 전집류는 매장 안에서 읽을 수 있고 단행본과 잡지 등은 정가의 30~50%에 살 수 있다. 어린이 체형에 맞는 독서 책상과 아기 침대,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칠판 등이 마련돼 있다. 취학 전 어린이는 블록놀이.주사위놀이.조각놀이 등을 하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어린이 환경 배움터와 엄마들을 위한 문화교실 공간이 마련됐다. 방학점 매니저 이장원씨는 "지하 1층은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해 어린이들이 안 쓰는 물건을 모아 벼룩시장을 열어 형편이 어려운 친구를 도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장 안 계단 높이는 어린이 키에 맞춰 낮게 설계됐으며 모든 가구 모서리는 둥글게 처리됐고 화장실은 어린이 전용 세면대 등으로 꾸며지는 등 곳곳에 세심한 배려가 배어난다.

웅진닷컴 김준희 사장은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꿈을 가꾸어 나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책을 꾸준히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가게 박원순 상임이사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제교육에서 벗어나 이제는 나눔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법을 알려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방학역 3번 출구로 나와 50m쯤 걸으면 도봉로 변에 있다. 문의 02-3492-0657.

박현영 기자<hypark@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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